[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대한민국에는 참으로 다양한 영화제가 열린다. 흔히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는 널리 알려져있지만, 또 어떤 영화제가 있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전국에서 정말 다양한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홍보 전문가 김은 작가가 새로 출간한 ‘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영화제 하나는 있겠지’(남해의 봄날)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색적인 영화제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대중들이 잘 모르는, 막걸리 한 잔 걸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소박하고 만만한 동네 영화제를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영화제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레드카펫이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는 없을지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제들은 인간미가 풀풀 나면서 정겹다.

여행과 영화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4개의 테마로 나눴다. 먼저 ‘훌쩍, 여행 삼아 떠나기 좋은 영화제’를 선정했다. 전북의 무주산골영화제, 강원 양양의 그랑블루페스티벌, 경기의 광명동굴국제판타지페스티벌, 부산국제영화제를 추천했다.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여름밤 하늘에 쏟아지는 별빛과 풀벌레 소리 사이로 영사기 필름이 돌아가 마치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분위기를 낸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여름이라도 밤이 되면 약간 쌀쌀해지기 때문에 담요를 덮고 맥주를 하나 곁들이면 천국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에 귀가 솔깃해진다.

강원도 양양에서 열리는 그랑블루페스티벌은 바다와 영화가 어우러져 로맨틱함을 더한다. 편안한 여름 피서 복장으로 물과 바다를 소재로 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 낮에는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영화를 보는 아름다운 스케줄이 가능하다.

‘어디나 영화관이 된다면’에서는 서울의 목동워커스영화제,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서울시립대학교의 도시영화제,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서울국제건축영화제를 소개했다.

서울 목동에서 열리는 목동워커스영화제는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 일상에서 노동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하는 영화제다. 시장 초입에 설치된 야외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돼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과 영화를 동시에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뜨겁고도 치열한 스크린 너머의 사람들’에서는 서울의 레지스탕스영화제, 서울의 인디포럼, 서울인디애니페스트, 부산청년영화제를 짚었다.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에서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난민영화제, 춘천SF영화제, 천안춤영화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자는 “그곳에는 아직 세상에 발굴되기 전인 신인 감독과 정식 데뷔 전 배우들의 연기, 심의를 넘어선 기상천외한 작품의 매력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 그들 모두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소박하고 정겨운 영화제의 경험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나도 올해는 꼭 가봐겠다”면서 버킷리스트를 적어놓게 된다.

영화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만 아는 영화제 비하인드 스토리, 전국 영화제 리스트가 부록으로 수록돼 있어 요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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