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1년 전에도 저희가 허인서 뽑았으니까요. 다시 행운이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이틀 전. 한화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최고 포수로 평가받은 허인서를 지명한 한화는 1년 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도 특급 야수 자원을 호명했다. 1라운드 서울고 김서현에 이어 2라운드 북일고 내야수 문현빈을 선택해 투타에서 두루 최고 유망주를 획득했다.

오는 가을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한화가 바라보는 지점은 같을 전망이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마산용마고 장현석 지명이 유력한 가운데 2라운드 전체 11순위 대상은 야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팀 상황이 그렇다. 나름 투수진은 계산이 서는데 야수진이 문제다. 라인업 아홉 자리 중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자리는 두세 자리뿐이다. 모든 팀이 상하위타선을 굵직하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번부터 5번까지는 강해야 이른바 득점공식을 세울 수 있다. 이대로라면 노시환과 채은성은 시즌 내내 외로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래서 드래프트를 통한 야수진 수급이 필수다. 그런데 다가오는 2024 신인 드래프트는 ‘투수 초강세’라는 평가다. 1라운드 10명 전원이 투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스카우트도 있다. 장현석, 황준서, 조대현, 육청명, 김택연, 육선엽, 김휘건, 전미르, 이찬솔, 손현기, 조동욱 등 1라운드 대상으로 꼽히는 투수만 10명이 넘는다.

올해 신인을 비롯해 최근 몇 년 동안 신예 투수들이 빠르게 1군 자원으로 올라선 점도 투수 지명에 무게를 두게 하는 요인이다. 게다가 아마추어부터 투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빼어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갖췄다면 투수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초등학생 때부터 어느정도 던질 줄만 알면 투수를 하려고 한다. 중학교로 올라간 후에는 투수 아니면 안 하겠다는 학생도 있다”며 “흔히 프로에 입단한 신인 야수들의 송구가 안 좋다고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공 좀 던질 줄 알면 투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화의 2라운드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보통의 경우라면 1, 2라운드 지명권을 모두 투수에 할애하지만 한화는 지난 몇 년과 마찬가지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야수도 신경써야 한다.

허인서는 공수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상무에 입대했고 신인 문현빈은 개막 엔트리에 승선해 꾸준히 1군에서 뛰고 있다. 둘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몇 년 후 허인서가 한화의 주전 포수, 문현빈이 주전 내야수로 올라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야수는 포수로는 경기고 이상준, 내야수로는 충암고 조현민, 서울고 여동건, 휘문고 정안석, 인천고 한규혁, 경북고 임종성 등이 꼽힌다. 외야수로는 충암고 박채율, 휘문고 이승민, 경남고 조세익 등이 언급된다.

이들 중 1년 전 1라운드에서 지명된 롯데 김민석과 LG 김범석처럼 초특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는 없다. 그래도 한화가 보유한 전체 11순위 지명권이 야수가 될 수 있다. 2라운드 지명권으로 2024 신인 드래프트 최고 야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팀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다.

미래 핵심타자로 성장할 유망주가 절실하게 필요한 한화다. 2024 드래프트 시점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변우혁의 홈런 숫자가 두 자릿수를 돌파한다면 더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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