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1990년대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2014년 세월호 참사, 그리고 지난해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대형 인명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과 기구를 확충하는 등 꾸준히 노력했지만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고 사고는 빈발했다.

과연 중대재해 ‘0’로 가는 길은 없을까? 이같은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는 신간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금동일이 펴낸 ‘긴장과 두려움의 여정’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중대재해 제로의 비결’이란 부제에 저자의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저자는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행정관과 국무총리실 안보협력국장을 거쳐 현재 민간기업인 아워홈에서 안전경영 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전 전문가’다. 행정관료로서 정부의 위기관리·재난안전 관리를 주도했고 민간 영역에서 안전경영을 총괄하는 등 공·사적영역에서의 안전관리 업무를 모두 경험한 저자의 30여년 노하우가 집약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저작이다.

재난안전관리 업무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3D 분야로 취급돼 기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다보니 업무처리 또한 타성에 젖어 사명감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기가 어려웠다. 저자는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함께 끊임없이 발생하는 재해와 각종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론적 분석을 통해 안전의식 제고, 대응 매뉴얼 구축, 24시간 상황 점검, 현장중심 활동 등 안전관리 체계 4대 요소를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의 재해·재난 안전 시스템이 드러내는 문제점을 밝히고 개선 방향을 논한다.

2022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의 안전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민간 기업에서 안전경영 총괄 담당자로 근무해온 저자가 ‘중대재해 제로’라는 흡족한 성과를 얻어낸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재난에 대한 인식과 관련 대응, 그리고 긴밀한 소통과 실행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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