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적수가 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가 기세를 몰아 ‘징크스 도장 깨기’ 마지막 과제와 마주한다. 3년 가까이 웃지 못한 ‘수원 삼성 원정 징크스’ 타파다.

울산과 수원은 21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최근 신바람 5연승의 울산은 11승1무1패(승점 34)로 2위 FC서울(승점 23)과 무려 승점 격차를 11로 벌리면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12개 팀 체제로 K리그 승강제가 시행된 2014년 이후 개막 13경기 만에 승점 34를 확보한 건 울산이 처음이다.

울산은 지난 2021년 홍명보호로 갈아탄 뒤 이청용, 박주영 등 팀 내 선참급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졌다. 특히 ‘스타 군단’임에도 주전,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원 팀’이 돼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면서 코치진과 선수단의 신뢰가 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울산을 괴롭히던 다수 징크스를 무너뜨리고 지난해 17년 만에 꿈에 그리던 K리그 통산 세 번째 별을 다는 데 성공했다.

최대 난제는 ‘전북 징크스’였다. 울산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으로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2020년 3전 전패를 당할 정도로 전북만 만나면 작아졌다. 그러나 홍 감독이 부임한 2021년 1승2무1패로 균형을 이루더니 지난해 2승1무1패로 앞섰다. 특히 지난해 10월8일 ‘사실상의 결승전’격으로 치른 대결에서 2-1 역전승하며 17년 만의 우승에 다가선 적이 있다.

홍 감독이 지향하는 ‘원 팀의 힘’은 징크스 도장깨기로 이어졌다. 울산은 우승 도전 과정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에 발목이 잡힌 적이 많았다. 2019년엔 1승3패로 뒤졌다. 그러나 홍 감독 부임 이후 2021년 2승1무를 기록하며 ‘포항 징크스’ 역시 일정 부분 털어냈다. ‘대구FC 원정 징크스’도 마찬가지다. 홍 감독 체제에서 2021년 2패를 떠안았고, 지난해 한 차례 격돌해 비겨 통산 1무2패다. 그러나 지난 5일 어린이날 대구 원정에서 U-22 카드 황재환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3-0 대승을 거뒀다.

마지막 남은 징크스는 수원 삼성 원정이다. 홍 감독 체제에서 울산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안 좋은 기억만 가득하다. 홍 감독 부임 첫해인 2021년 4월18일 3연승을 달리던 울산은 수원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후 울산은 5경기에서 1승(4무)에 그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해 11월28일 두 번째 수원 원정에서도 0-0으로 비겼다.

울산은 지난해엔 5월5일 어린이날에 수원 원정에 나섰다. 당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리그에 복귀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는데 자책골로 0-1 패배를 떠안았다. 홍 감독 체제에서 울산은 수원 원정 통산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무2패의 성적이다.

울산이 수원 원정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건 김도훈 감독 시절인 2020년 5월17일 3-2 승리다. 그때도 어렵게 이겼다. 전반까지 0-2로 뒤지다가 후반 주니오(브라질)의 멀티골을 앞세워 3-2 역전승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울산에 수원 원정은 최근 들어 혹독하다.

우선 현재 순위는 ‘극과 극’이다. 울산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원은 2승2무9패(승점 8)로 최하위(12위)다. 그러나 수원은 개막 후 10경기 무승(2무8패)을 달리다가 최근 3경기에서 2승1패로 반전하고 있다. 11위 강원FC(승점 10)와 승점 2 차이. 이병근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김병수 새 감독 체제로 거듭난 수원은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강하다.

지난 13라운드 강원전(2-0 승)에서도 한호강, 안병준이 나란히 시즌 첫 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스트라이커 안병준은 지난 11경기까지 무득점 침묵하다가 뒤늦게 시즌 마수걸이 포를 가동했다. 2020년 수원FC, 2021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2년 연속 K리그2 득점왕에 오른 그는 컨디션을 끌어올린 만큼 울산전에서도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반대로 수원의 최근 기세는 울산에 부담이 될 만하다.

홍 감독은 수원 징크스 얘기에 “언젠간 깨야 하지 않느냐”면서도 “그런 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매 경기 우리와 상대에 관한 이슈가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우리 스타일대로 풀어가느냐다. 그간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징크스를 깼다. 울산이 외부에 비친 모습은 이제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