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이 신인 문현빈을 두고 깊게 고민한 부분을 털어놓았다. 야수로서 주포지션이 2루수지만 정은원과 중복되는 만큼 1군 잔류와 2군행을 두고 고심했고 외야수 출전을 통한 1군 잔류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1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번주 주말 3연전이 끝나고 하려던 코칭스태프 회의를 어제 경기 후 했다. 타격 파트에서는 문현빈을 계속 기용하자고 했는데 그러면 자리가 문제였다. 이전에 2군에서 현빈이와 면담을 했을 때는 현빈이가 외야보다는 내야를 선호했다. 내야로 쓰면 자리가 없어서 이를 두고 코치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문현빈은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북일고 시절 기량과 멘탈, 리더십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입단 후 캠프에서도 코칭스태프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1군에서 32경기 84타석을 소화했다.

관건은 최 감독이 말한 것처럼 포지션이다. 문현빈의 주포지션은 2루지만 2루수로 출장하면 정은원과 겹치게 된다. 그래서 한화는 올시즌 문현빈을 중견수와 유격수로도 기용했다. 최 감독은 이 부분을 정리하려 했고 2루수와 중견수로 기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 감독은 “코치님들에게 물어보니 유격수는 우리팀 기존 유격수들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그러면 외야 밖에 없다. 외야가 안 되면 2루수인데 그러면 2군으로 내리는 방법 밖에 없다. 그건 아니라고 봤다”면서 “외야 담당하는 코치님들에게 물어봤고 현빈이의 외야수비가 경험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기존 외야수보다 현빈이가 타격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하셨다. 앞으로 현빈이가 100% 외야로 전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30%는 외야에서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화는 정은원(2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김인환(1루수)~이진영(우익수)~박정현(유격수)~권광민(좌익수)~박상언(포수)~문현빈(중견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라인업에서 빠졌다. 선발투수는 문동주다.

최 감독은 부임 후 꾸준히 강한 2번을 선호하는 것을 두고 “좋은 타자들이 붙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2번에 있으면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설 수 있지 않나. 메이저리그 식으로 가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대전 롯데전 끝내기 승리 순간도 회상했다. 최 감독은 “당시 10회말 은원이가 출루하고 다음에 시환이가 나오니까 상대가 어려워하더라. 시환이가 볼넷으로 나가면서 기회가 왔고 은성이가 경기를 끝내줬다”고 돌아봤다. 당시 한화는 이날처럼 정은원~노시환~채은성으로 상위타순을 구성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이날 등판하는 문동주에 대해 “잘 던지면 계획대로 갈 것이다. 100개까지도 보겠다. 하지만 지난 문학 경기처럼 제구난조를 겪으면 무리해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뒀다가 선수가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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