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지윤기자] “선수들의 부담감 덜어주고 싶다.”

‘아시아 최강’, ‘한국 발로란트 대표 주자’. 높은 명성만큼 짊어진 부담감도 컸다. 세계 무대인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마스터스’와 ‘챔피언스’ 진출을 확정 짓자 그간 고충을 털어내듯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DRX 편선호 감독은 고생한 선수들을 위로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DRX는 2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VCT 퍼시픽’ 플레이오프 상위조 1일 차 필리핀의 팀 시크릿(TS)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편 감독은 “‘마스터스’와 ‘챔피언스’를 확정지어서 정말 기쁘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힘들어 했는데 많은 감정이 오갔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정규 리그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던 TS인만큼 편 감독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TS와 제타 디비전 경기에서 누가 이길지 가늠이 안 갔다. 특히 TS의 ‘제시배시’ 제시 쿠이코가 요원 소바를 워낙 잘해서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DRX는 그간 맵 ‘바인드’가 리메이크가 되면서 저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3세트에서 자신 있게 꺼내 들었고, 요원 ‘케이오’를 활용한 특유의 조합으로 시종 TS를 압박했다.

편 감독은 “우리가 리메이크 된 ‘바인드’에서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바인드’가 빠지기 전까지는 자신있는 맵으로 부상했으며 맵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 요원 ‘케이오’를 활용할 때 장점이 충분히 있는 맵”이라면서 “상대가 공격적인 조합을 들고 나와서 밴픽을 보자마자 당황하지 않고 잘 대응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 DRX의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세계 무대에 다시 오른 기쁨, 1위를 지키는 부담감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모습이었다.

편 감독은 선수들의 멘탈을 보살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프렌차이즈로 출범하면서 세계 무대를 밟는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부담감 때문에 선수들이 심적으로 힘들어 했다”며 “그런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 편의를 봐주고, 연습 스케줄을 조절하면서 소통해왔다. 이제는 좀 더 나은 멘탈로 앞으로 경기를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편 감독은 팬들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프렌차이즈 리그가 출범하고 첫 ‘마스터스’와 ‘챔피언스’ 무대를 밟는다. 퍼시픽을 대표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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