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회장에게 고마워요,”

나폴리를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뒤 이별을 알린 루치아노 스팔레티(65·이탈리아) 감독이 불화설이 나돈 아우렐리오 데 라우텐티스 회장 얘기에 이렇게 말하며 불편한 감정을 남기지 않았다.

스팔레티 감독은 5일 오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삼프도리아와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종 라운드 홈경기를 앞둔 4일 기자회견에서 “잊을 수 없는 2년 동안 만난 모든 분께 감사하다. 특별한 선수, 축구를 위해 태어난 도시와 팬, 여러 스태프와 매니저, 구단 직원, 회장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1년 여름 나폴리 지휘봉을 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칼리두 쿨리발리(첼시), 로렌조 인시녜(토론토) 등 주력 요원이 떠났지만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김민재 등을 영입해 세리에A를 지배했다. ‘마라도나 시절’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나폴리를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다만 우승 직후 나폴리와 이상 기류가 형성됐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스팔레티 감독과 연장 계약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결국 스팔레티 감독은 “(거취는) 이미 결정했고 마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이별을 암시했다. 또 지난달 29일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스팔레티 감독이 안식년을 요청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나폴리를 떠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나폴리 지역지 ‘투토나폴리’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전날 데 라우렌티스 회장과 면담한 뒤 포옹까지 나눴다. 그는 이 얘기에 “난 분열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함께 일을 잘 해왔다. 포옹으로 외부에서 느끼는 그런 시선을 지우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데 라우렌티스 회장과 일한 것에 “내가 (나폴리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탈리아에서 (우승)컵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고 했고 우리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고 웃더니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다른 회장이 맡지 않은 책임을 잘 짊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 2년간 많은 것을 재건했다. 나는 그를 통해 기업가적인 사고를 배웠고, 그는 나를 통해 지도자를 더 알게 됐다”며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았다고 강조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시의회 만장일치로 명예시민권까지 받게 됐다. 그는 “나를 굉장히 흥분시킨다. 나폴리 사람이 되고 싶고 10년 후에도 이곳에서 많은 사람과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며 고마워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떠나는 것엔 “많은 분의 사랑은 내가 내린 결정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나 난 결정을 내릴 때 쉽게 마음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사랑을 멈췄기에 나폴리는 떠나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모든 것을 줬기에 떠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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