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그냥 유망주로 남을 수도 있다.”

SSG ‘거포 유망주’ 전의산(23)이 성장통을 혹독하게 겪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 SSG 김원형(51) 감독의 구상도 살짝 흔들리는 모양새다. 직접 전의산과 이야기를 나눴다. “길게 보라”고 했다. 보완점도 확실히 주문했다.

전의산은 올시즌 28경기, 타율 0.197, 3홈런 9타점, 출루율 0.313, 장타율 0.352, OPS 0.665를 기록하고 있다. 22삼진-10볼넷으로 비율도 썩 좋지는 못하다. 득점권 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홈런 3개를 친 것은 눈에 띈다. 걸리면 넘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 키움전에서도 0-1로 뒤진 8회말 대타로 나서 큼지막한 우월 솔로 홈런을 쐈다. 팀을 구한 대포였다.

문제는 ‘잘 안 걸린다’는 점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스윙에 머뭇거림이 있다. 과감한 모습이 없다. 위축되니 좋은 스윙이 안 되고, 결과도 안 나온다. 그러면서 다시 스트레스를 겪는다. 악순환이다. 밝은 성격의 전의산이지만, 최근 더그아웃에서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다.

김원형 감독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정확도’다. 이쪽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타율을 높이면, 장타도 같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전)의산이와 이야기를 했다. 타격코치도 함께 있었다. 당장 올해, 내년을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SSG의 큰 미래 자원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야구를 하다가는 그저 거포 유망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거포라고 하지만, 장타는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 맞지 않나. 맞아야 멀리 가는 법이다. 큰 것을 치겠다고 스윙을 크게 하는데 될 일이 아니다. 몇 년 후를 위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차근차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확성을 높이라는 주문이다. “연습 때부터 정확히 쳐야 한다.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먼저다. 경기에서 바로 안 나올 수도 있다. 경기에서는 집중해서 자기 것을 하면 된다. 연습을 통해 쌓이면 그게 또 경기에서 나온다. 자신의 타격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지훈처럼 치라고 했다. 방망이 짧게 잡고 치라는 뜻이 아니다. 최지훈처럼 간결하게 치라는 의미다. 파워에서 의산이가 위다. (최)지훈이처럼 간결하게 때리면 홈런 30개는 그냥 칠 수 있는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편적으로 보면 ‘똑딱이를 만든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단호했다. “그런 뜻이 아니다. 하드웨어가 좋지 않나. 공에 맞추기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기 스윙을 하되, 간결하게 가야 한다. 파워는 어디 가지 않는다. 정확도가 생기면, 장타는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전의산은 77경기에서 타율 0.249, 13홈런 45타점, 출루율 0.316, 장타율 0.481, OPS 0.797을 찍었다. ‘거포 1루수’가 나왔다고 반색했다. SSG도 그랬고, 팬들도 마찬가지다.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전의산을 2023시즌 주전 1루수로 놨다. 성적이 좋지 않았고, 주전에서 밀렸다. 과제는 확실하다. 1할대 타율로는 어렵다. 시간이 걸려도 확실히 가는 쪽이 낫다. 2000년생으로 아직 23살에 불과한 선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