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내가 ‘역대 최고’(GOAT:Greatest of all times)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런 논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결정해야 한다. 나는 나의 역사를 쓰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역대 최다인 23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록을 세운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날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3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4위 카스퍼 루드(24·노르웨이)를 3-0(7-6<7-1>, 6-3, 7-5)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롤랑가로스에서만 3번째 우승이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부상으로 나오지 않은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을 제치고 남자 테니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둘은 그동안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22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1987년 5월22일생으로 이날이 만 36세 20일인 조코비치는 남녀단식 통틀어 프랑스오픈 최고령 우승기록도 세웠다.
이번 우승으로 이미 은퇴한 로저 페더러(41·스위스) 나달 등 이른바 ‘빅3’ 중에서 조코비치는 주요 대회 타이틀 획득 기록면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우승이 20회로 조코비치보다 3번이나 적다. 조코비치는 올해 윔블던, US오픈 등에서 더 우승 횟수를 늘릴 수 있다.
조코비치는 “내가 그랜드슬램에서 두 선수(페더러, 나달)보다 앞서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동시에 모두가 자신의 역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챔피언들이 자신의 세대에 큰 흔적과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과 내가 있는 모든 것,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큰 신용, 자신감,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프랑스오픈 트로피에 대해 그는 “내가 여전히 생산할 수 있는 테니스의 질에 대한 또 다른 확인”이라고도 했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은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모든 시즌, 특히 내 경력의 이 단계에서 체크리스트의 가장 큰 우선 순위다.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내가 슬램에서 우승하는데 이미 20년 동안 계속된 경력을 끝내는 것에 대해 왜 생각조차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이런 대회들에서 최고의 테니스를 치고 싶은 동기와 영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차례의 그랜드슬램대회 중 6번이나 우승했다.
조코비치의 오랜 코치인 고란 이바니셰비치는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이 올 때 그가 바꿀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머릿 속에 가지고 있다. 우리가 파리에 도착한 날, 그는 더 나아졌고, 더 의욕적이었고, 더 배고팠다”며 “그는 24회, 어쩌면 25회 우승을 거둘 동기를 찾을 것이다. 그 끝이 어디인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