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계속된 논란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움직였다. 3피트 관련 규정에 손을 봤다.
KBO는 20일 “최근 지속적으로 3피트 라인 판정에 대한 논란이 발생함으로 인해 2023시즌 후반기부터 3피트 라인 수비방해 규정을 세분화해서 명확히 적용할 방침이다. 판정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기존 야구 규칙 5.09와 6.01은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면서 파울 라인 안팎의 3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 송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 타자주자는 아웃 선언되고 다른 주자들은 방해 발생 순간에 점유하고 있었던 베이스로 돌아가야 된다’고 규정했다.
기본적으로 이 규칙을 엄격히 적용했다. 1루 수비를 방해하지 않는 경우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고 무조건 아웃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심판원이 송구를 악송구로 판단하였을 경우 역시 수비 방해로 판정하지 않았다.
후반기는 바뀐다. 주자의 주루가 ‘방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 수비 방해를 선언한다.
지난 6월과 7월 논란이 일었다. 6월16일 광주 NC-KIA전 5회말 무사 1,2루에서 신범수가 번트를 댄 후 1루로 달렸다. 1루 근처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았다. 주자 올 세이프.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고, 신범수의 아웃 판정이 나왔다.
지난 13일 열린 광주 삼성-KIA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3회초 2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빗맞은 타구를 친 후 1루로 뛰었다. 투수 양현종이 잡아 1루로 던졌으나 빗나갔다. 주자가 모두 살았다.
KIA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피렐라가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독 결과 세이프가 나왔다. ‘수비 방해’가 아니라 ‘애초에 악송구’였다는 심판의 판단. 김종국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으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6월에는 수비 방해가 맞지만, 7월에는 수비 방해가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다. KIA는 억울할 법했다. 신범수는 거의 라인에 걸쳐 뛰었는데 아웃, 피렐라는 페어 지역으로 뛰었는데 세이프다. 그리고 논의가 진행됐다.
KBO는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수비(송구 또는 포구) ‘방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에도 수비 방해로 선언하기로 했다. 단, 실제 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무조건 파울 라인 밖으로 뛰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으로 뛰어도 아웃은 아니다. 대신 수비 방해의 원인이 된다면 아웃이다. 물론 심판원의 ‘판단’이라는 살짝 모호한 무언가가 걸리기는 한다.
또 다른 이슈도 있다. 타자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왼발이 부득이하게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온다.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6월23일 이 케이스가 나왔다. 고척 두산-키움전이다. 키움이 7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임지열이 타석에 섰다. 3루 땅볼을 쳤고, 3루수가 잡아 홈으로 던져 3루 주자를 잡았다. 이후 포수가 1루로 던졌다.
이 타구가 임지열의 등에 맞았다.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두산에서 3피트 위반 관련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결과가 아웃으로 뒤집혔다.
이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공론화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으면 왼발은 자연스럽게 라인 안쪽에 위치한다. 무조건 왼발로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맞춰 뛰기가 어렵다”고강조했다.
KBO가 이 부분도 논의했다. 결과적으로 예외는 없다. KBO는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MLB, NPB)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