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진격의 마법사 군단’은 더 높은 곳에 도전한다. 디펜딩챔피언을 핵잠수함이 셧아웃 시키며 4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KT는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8월 첫 경기에서 장성우와 박병호의 홈런 두 방 등 8안타로 8점을 뽑아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타선의 화끈함보다 선발로 나선 고영표의 강약 조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영표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투구수 97개로 삼진 4개를 곁들여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9승(5패)째를 따냈다. 덕분에 KT는 SSG와 상대전적 6승 4패로 격차를 벌렸다.

3회말 김민혁의 우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KT는 4회말 장성우가 SSG 선발 커크 맥카티의 속구를 걷어올려 좌측 관중석 뒤 외벽을 직격하는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고영표의 호투 속 2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KT는 8회말 2사 후 김민혁과 앤서니 알포드가 연속 볼넷을 골라낸 것을 발판삼아 박병호의 2점 홈런을 포함한 안타 4개와 상대 실책을 더해 빅이닝(6득점)을 완성했다.

최고 시속 141㎞ 속구를 전진배치한 고영표는 113㎞까지 구속을 떨어뜨린 체인지업을 섞어 SSG 타선을 요리했다. SSG는 고영표를 공략하기 위해 조웅천 코치가 직접 배팅볼 투수로 변신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마구처럼 휘어지는 무브먼트에 속절없이 당했다.

믿었던 맥카티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3안타(1홈런)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불펜진이 맥없이 무너져 무릎을 꿇었다.

고영표는 “완봉도 생각했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다. 8회초 수비 때 더위를 먹은 것 같았다. 타자와 상대할 때 집중이 안됐다”며 올시즌 1호 완투 완봉에 도전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적극적으로 승부하려고 했다. SSG 타자들이 적극적이어서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데 중점을 뒀다. 볼넷을 주기 싫었는데, 한 개도 내주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KT 이강철 감독도 만연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고영표다운 투구를 했다. 더운 날씨에 정말 고생 많았다. 장성우도 영리한 리드로 투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더운 날씨에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고 선수단을 칭찬했다. 그는 “김민혁의 선취 타점과 장성우의 달아나는 홈런이 주효했다. 물론 8회말 빅이닝도 컸다. 특히 박병호는 좋은 홈런이 나와 흐름을 끌어왔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