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리스본(포르투갈)=김현덕기자] “2027년 세계청년대회, 아시아로 갑니다. 한국, 서울!!”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떼쥬 공원에서 파견미사를 진행한 뒤 개최지를 발표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7년 열리는 ‘제38차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를 발표하며 “Korea”이라고 외쳤다. 발표 행사에 참석한 한국인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전 세계 청년들은 태극기가 있는 쪽을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한국인 최선광(서울대교구·30)씨는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역사적인 순간에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2027년에 잘 준비해서 모두가 즐길수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감격해했다.

또 다른 참석자 홍석진(서울대교구·25)씨는 “다음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선정돼 기쁘다. 4년 뒤에 열리게 됐을때 세계청년들이 교류하는 직접 모습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환호했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 유치 성공은 오랜 준비와 끈질긴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각계각층에서의 아낌없는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서울대교구는 세계청년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일찌감치 유치 의향을 공식 발표하고 힘을 쏟았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 손희송 총대리주교가 현지에 참석해 유치활동에 힘을 보태 공동체의 뜻을 모아 대회 유치의 지지를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의 노력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바티칸에서 폴 리처드 갤러거 교황청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한국의 준비 상황과 강력한 개최 의지를 교황청에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세계청년대회 유치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세계청년대회, 서울 개최는 어떤 의미?

가톨릭계의 대형 이벤트인 세계청년대회는 2~3년마다 전 세계 청년들이 서로 다양한 문화와 삶을 나누고 일치를 이루는 축제의 장으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 세계 젊은이들을 로마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세계청년대회에는 매번 수십만명에서 수백만 명의 청년들이 참여한다. 2008년 호주 멜버른의 40만명이 세계청년대회 중 가장 적은 참가인원이었지만,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에는 200만명 이상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렸던 1995년 필리핀 대회 폐막미사에는 500만명이 몰렸다.

세계청년대회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는 달리, 수십만 참가자가 주인공이 되는 행사로,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리스본 대회처럼 도시 전체가 축제의 무대가 되며, 다양한 문화 체험과 상호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또 한국천주교와 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교회의 역사와 역동적인 모습, 뿌리깊은 전통문화를 세계에 전달하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회가 한국 천주교와 청년 신자들에게 미칠 영향도 매우 크다.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된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교회에서 멀어진 청년들에게는 신앙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기회가 되며, 한국 천주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차기 세계청년대회에서 한국의 전통 음식, 의상, 무용, 예술 등을 전 세계 청년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한국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며 한류열풍에 불을 지피게 된다.

리스본 대회에서의 문화 체험 활동을 떠올리면, 포르투갈 문화와 역사를 전세계 청년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기회를 통해 전 세계에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더 나아가 문화적인 이해와 공감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역대 네번째 교황 방문

교황 방문 역시 세계청년대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역대 교황은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해왔다. 과거 교황의 방한은 종교적 열기를 더욱 높이고, 교회의 역할과 의미를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한한 바 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방한해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로 네번째 교황 방문이 성사될 예정이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뜻깊은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효과는 어느 정도?

경제적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리스본 대회에서의 경제 효과를 보면, 한국에서의 세계청년대회 역시 상당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 문화 산업· 서비스업 등에서의 직접적인 효과를 넘어서, 국가 이미지 향상과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 제공 등 장기적인 이점도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PWC포르투갈은 이번 WYD 리스본 대회 개최에 따른 총부가가치를 5억6400만유로(한화 약 8000억원)로 추산했다. 생산적인 측면에서는 최대 11억 유료(한화 약 1조5000억원)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한류로 얻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7월 10일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유발익 기준 37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미국 US뉴스와 와튼스쿨이 조사한 ‘글로벌 문화적 영향력 순위’에서 한국은 2017년 세계 31위에서 지난해 7위까지 뛰어 올랐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가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한국천주교회 내에서 청년들의 신앙활동 참여율이 낮은 것을 생각할 때,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청년 리더십 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청년대회의 한국 개최는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서 문화,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의미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인파가 직접 방한하는 만큼,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 식수 공급, 의료 서비스, 교통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하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한 신중한 준비와 실행이 요구되며,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 가능한 신앙생활을 위한 지원,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세계청년대회는 한국의 교회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2027 세계청년대회, “한국의 매력 체감하고 세계로 시야 넓히는 한국 전체의 축제될 것”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세계청년들이 우리 한류 문화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는 만큼 2027년 한국에 방문해 한국의 다양한 문화 체험하고 우리나라의 매력을 체감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 청소년들은 이를 통해 성장하며 세계로 시야를 넓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회를 통해 세계 각국의 청년들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인류 공통의 가치와 감정을 교류하며 깊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주교 신자 중 실제로 규칙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이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2027년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하느님을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 그 자체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선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 그리고 국민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의 어려움을 예로 들며 “이러한 대규모 행사 준비에서의 다양한 변수와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협력이 필요하다. 세계 청년 대회는 단순히 한국 천주교회의 행사가 아닌, 한국 전체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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