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대한민국의 DRX가 ‘죽음의 조’를 1위로 뚫어냈다. 올해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의 대미를 장식할 세계 최고 권위 대회에서 연일 승전보를 울린 DRX는 이 대회 2년 연속 8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더욱이 ‘디펜딩 챔피언’ 라우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권역의 강호들과 편성된 ‘죽음의 조’를 뚫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지다. 지난해 세계 ‘3위’로 한국 팀 최고 성적을 썼던 DRX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발로란트 챔피언스 그룹스테이지서 DRX가 조 1위로 브래킷스테이지로 향했다. 2년 연속 브래킷스테이지 진출은 DRX가 한국 팀 최초다. 당초 DRX는 내로라하는 강팀들이 속한 D조에 편성되면서 힘겨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첫 상대였던 ‘디펜딩 챔피언’ 라우드를 제압하며 대이변을 연출했다. ‘로터스’ 맵에서 진행된 1세트 DRX는 연장전 끝에 패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어진 2세트 ‘스플릿’ 맵에서 DRX는 전반전을 라운드 스코어 8대 4로 마치며 기세를 올렸고, 후반전에 단 두 개의 라운드만 내주며 13대 6으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어센트’ 맵에서 치러진 마지막 3세트, DRX는 ‘알비’ 구상민이 활약하면서 전반전을 8대 4로 마쳤다. 후반전 DRX는 라우드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하며 4연속 라운드를 내주며 8대 8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DRX는 침착하게 후반 5라운드부터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이어진 네 개 라운드를 모두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승자전에 올랐다.
승자전에서 DRX는 EMEA의 강자 나투스 빈체레(NAVI)와 맞붙었다. 1세트 ‘바인드’ 맵에서 전반전을 4대 8로 마친 DRX는 수비 진영으로 전환한 후반전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 12대 12 동점을 만들며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에서 DRX는 첫 라운드를 내줬지만 공격과 수비 진영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1세트를 챙겼다. DRX는 2세트 9대 13으로 아쉽게 내줬고 ‘로터스’ 맵에서 열린 3세트에서 승부를 걸었다. 전후반 12대 12로 동점을 이뤘고, 다시 연장전에 돌입했다. 공격 진영에서 연장전을 시작한 DRX는 ‘제스트’ 김기석이 혼자서 상대 4명을 제압하는 슈퍼플레이를 선보이며 매치 포인트를 달성했고 ‘버즈’ 유병철이 마무리했다.
지난해 세계 대회인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는 등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DRX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발로란트 팀이다. 올해도 강팀 면모를 과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DRX가 더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한 첫 관문 상대는 중국의 빌리빌리 게이밍(BLG)이다. DRX는 지난 2020년 팀 창단 이후 중국 팀과는 처음 맞붙는다. BLG는 그룹스테이지 C조에서 대이변을 연출하며 브래킷스테이지에 오른 팀으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국제대회 경험에서 DRX가 한수 위기 때문에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DRX는 오는 18일(한국시간) 오전 BLG와 경기를 치른다. 브래킷스테이지 역시 더블 엘리미네이션 대진으로 진행되며 2패를 당한 팀은 탈락한다. 모든 경기는 3전2선승제로 진행되며 최종 결승진출전과 대망의 결승전은 5전3선승제다.
한편, DRX와 함께 챔피언스에 참가한 또 다른 한국 대표 T1은 최종전에 올랐지만 그룹스테이지 첫 상대였던 EMEA의 풋e스포츠에 다시금 패배하며 브래킷스테이지 진출에 실패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