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글·사진=길성용 객원기자] 역전의 명수였던 군산상고가 군산상일고로 개명한 이래 전국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군산상일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인천고를 10-11, 1점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980년대와 1990년대 고교야구 강호였던 군산상일고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배 결승에선 인천고가 1회초에 3점과 3회초에 1점을 추가하며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군산상일고는 1회말에 1점과 3회말에 2점을 득점하여 3-4로 뒤진 5회 말 2점을 뽑아 첫 역전에 성공했다. 5-5 동점을 허용한 6회 말엔 다시 한꺼번에 4점을 보태 10-6로 앞섰다. 하지만 8회 초 인천고에 4점을 빼앗겨 승부는 10-10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군산상일고는 9회 말 찾아온 마지막 기회에서 임주환과 최시원의 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 등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찬우가 좌익수의 머리 위를 넘기는 끝내기 좌월 적시타를 날리며 우승컵을 가져갔다.
군산상일고 에이스인 정민성은 경기고와의 준결승전에서 두번이나 교체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며 85구를 던져 투구 수 제한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정민성은 준결승까지 3승을 거두며 맹활약했다.
그는 “우승하는 순간 너무 신나서 울 뻔했다”며 “친구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주고 수비도 잘 해줘서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리고 “9월에 있을 프로지명에서 상위라운드에 지명되어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 대회 감독상을 수상한 군산상일고 석수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 모두가 수훈선수들이다. 다 같이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해 준 결과로 대통령배를 우승하게 된 것 같다. 군산에서 시장님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오늘 오셔서 힘찬 응원을 해 주신 덕에 힘입어 우승을 했다”며 “군산인근의 좋은 유망주들이 타 지역으로 많이 떠나서 선수수급이 어려워 힘들었으나 우리 선수들과 함께 ‘훈련만이 살 길’이라며 많은 땀을 흘렸다. 그 힘든 과정 끝에 이런 결과가 찾아오니 정말 기분이 좋고 눈물이 나온다”라고 했다.
한편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한 인천고는 김택연이란 미래 스타급 투수를 배출했다. 김택연(고3)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 150km를 여러 차례 기록했고 평균 140km중반을 꾸준히 던지는 모습으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우완 최대어로 급부상했다.
김택연은 184cm 88kg으로 단단한 체구에서 힘을 한데 모으는 능력이 뛰어나고 커브와 슬라이더도 잘 구사하여 올해 13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97개를 기록했고 지난 64⅓이닝 동안 삼진 97개를 잡으며 사사구는 단지 10개(9볼넷 1사구)에 불과할 만큼 제구력이 뛰어나 지난 7월에 2023 청소년 야구 국가대표에도 발탁되었다.
타격상은 올해 청룡기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경북고 전미르(14타수 7안타)가 차지했다.
전미르는 “기대를 못 한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지만 아쉽게 준결승에서 인천고에 1점차로 패한게 너무 아쉽다. 이번 대회도 우승해서 동료들과 기쁨을 누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좀 더 잘 할 걸’이란 아쉬움 때문에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며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kenny@sportssoe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