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연기된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일정이 ‘난항’이다.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FA컵 4강전 경기는 당초 지난 9일 전주와 제주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북-인천전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퇴영식인 K-팝 콘서트 여파로 연기됐다. K-팝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지만, 연기 결정을 내린 탓에 일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제주-포항전은 태풍 ‘카눈’의 여파로 킥오프 1시간여 전에 전격 연기됐다.
향후 일정을 두고도 의견이 다소 갈리고 있다. 축구협회는 연기된 이후 일정 합의가 쉽지 않자, 4개 구단에 원하는 날짜를 받았다. 협회는 A매치 일정을 고려해 날짜를 제출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구단별로 의견이 상이하다.
일단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는 사실상 9월9일로 양 팀 간 합의를 마쳤다. 8월 일정이 양 팀 모두 빡빡하기 때문이다. 양 팀 고위 관계자끼리는 물론 제주 남기일 감독과 포항 김기동 감독이 서로 통화해 8월 말보다는 9월 A매치를 활용하자는 뜻에 의견을 모았다. 두 팀 모두 9월9일로 합의했다.
전북과 인천의 상황은 또 다르다. 일단 전북은 9월 A매치 기간을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9월 A매치에는 A대표팀은 물론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소집될 예정이다. 이미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백승호, 송민규, 김정훈, 박재용, 박진섭(와일드카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A대표팀에 발탁되는 자원까지 나온다면, 주축 자원 대부분이 이탈한 채 FA컵 4강을 치러야 한다. 전북은 이 부분을 우려하며, 일정이 타이트해도 8월 말 진행을 원하고 있다.
반면 인천은 9월 A매치를 활용하겠다는 의사다. 더욱이 인천은 오는 18일 광주FC(홈)와 리그 경기를 치른 뒤 22일 타이퐁(베트남)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리고 이틀 휴식 후 수원FC 원정을 떠났다가, 다음달 2일 홈에서 포항을 상대하는 일정이다. 여기에 FA컵 4강전이 포함되면, 2주 사이에 5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치러야 한다.
축구협회는 지난 14일 4개 구단의 고위 관계자와 함께 줌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도 향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준결승을 10월 또는 11월로 미루고, 1~2차전인 결승을 단판으로 바꾸는 방법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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