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불멸의 무쇠팔’ ‘안경 에이스’. 고(故) 최동원을 떠올리면 따라붙는 키워드다. 롯데의 영광을 함께한 최동원이 팬 곁을 떠난지 벌써 12년이 됐다.

롯데는 고인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지 못했다. 이른바 선수협 파동을 빌미로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삼성에서 은퇴한 뒤에도 고인을 불러들이지 않았다. 고인이 뉴욕 메츠에서 연수를 받던 1992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롯데는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롯데는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다가 6월 이후 무겁게 가라앉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고사하고 승률 5할 회복도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롯데 팬들은 최동원의 상징인 ‘불굴’ ‘의지’ 투혼‘ 등의 키워드를 떠올린다. 지고는 못살던 최동원의 승부욕은 21세기를 살아가는 롯데 자이언츠에 꼭 필요한 요소가 됐다.

롯데는 고인의 추모일인 12일 사직 NC전에서 추모 행사를 연다. 오후 3시40분부터 사직구장 광장에 있는 최동원 동상에 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광판을 통해 추모 영상을 상영한다. 올해도 롯데 선수들은 고인의 배번이자 구단 영구결번인 11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이날은 최동원 야구교실 어린이 선수단이 애국가를, 모교인 경남고 야구부 학생선수가 특별 시구자로 나선다.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이 착용한 유니폼은 구단 공식 앱을 통해 경매에 오르고, 수익금은 지역 아마추어 야구단에 기부된다.

이날 경기만큼은 승패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인군단의 투지를 팬에게 보여줘야 한다. 고인을 기릴 수 있는 롯데의 유일한 길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