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제자였던 선수를 K리그 구단에 입단시키기 위해 에이전트와 금품 수수를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태욱 전 축구국가대표팀 코치이자 현 K리그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을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경위서를 받기로 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연맹 임직원은 (사회적 물의를 빚었을 때) 징계를 줄 규정이 있다. 그러나 최 위원은 위임 계약 형태이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데 딜레마가 있다”며 “대한축구협회(KFA)에 넘긴 상태”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입단 비리 사건 수사에 주력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김현아 부장검사)는 전날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이종걸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전 대표와 임종헌 전 감독, 최 모 에이전트 등 11명을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기소 대상에 최 위원이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검찰에 따르면 최 위원은 에이전트 최 모 씨가 선수의 안산 입단 대가로 이 전 대표, 임 전 감독에게 금품을 건네는 과정에 공모했다는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 위원이 해당 선수의 과거 은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이익을 추징보전 조치하고, KFA에 비위사실을 통보했으며 선수장사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피고인에 대해 죄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KFA는 기소 내용을 통해 공정위원회 소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재판 결과를 본 뒤 징계를 결정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연맹 상벌위원장에게 우선 검토 의견을 드렸다. KFA와 직접 소통할 것으로 안다”며 “재판 진행에 앞서 최 위원은 업무에서 즉각 배제된 상태다. 경위서를 요청하려고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서를 통해 정확히 확인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일원인 최 위원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업적을 남긴 ‘벤투호’의 코치로 일하며 한국 축구 미래를 이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최근까지 K리그 TSG로 활동하며 현장 감각을 유지해왔는데 불미스러운 프로축구 입단 비리에 연루되면서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물론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국가대표 출신이자 1981년생에 불과한 ‘젊은 피 지도자’인 그가 입단 비리에 휘말린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 축구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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