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재계약 불발 소식, 주가 한 달 사이 25% 급락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아티스트 거취 문제가 엔터주 주가에 큰 영향을 주면서 이를 공시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상황이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지난달 21일 본지가 단독 보도한 ‘블랙핑크, 로제만 재계약 도장찍었다. 지수·리사 천문학적 계약금 받고 이적’ 기사를 통해 블랙핑크 재계약 불발 사실을 보도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달 27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79% 하락한 6만2800원에 마감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 8월8일 8만3800원을 형성한 뒤 25.4%가 하락하며 이날 장중 한 때 6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한 두달 사이에 주가 1/4이 날아간 것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 6월, 지드래곤의 계약 만료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가 있다.

앞서 BTS 역시 라이브 방송에서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하자 다음날 하이브 주가가 하한가 가까이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조7000억원 가까이 증발하기도 했다. 당시 BTS는 유튜브 채널에서 앞으로 당분간은 단체활동이 아닌 각자 개인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하이브는 “단체 활동 일정이 정리되지 않았을 뿐 없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반등을 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같은 사례가 반복되자 시장에선 아티스트 활동 내용을 엔터사가 직접 공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 공시 규정은 상장법인의 ‘영업과 생산활동에 관한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사실 또는 결정’에 대해 수시공시해야 하는 주요경영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는 현재 마련돼 있는 포괄공시 규정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포괄공시란 상장법인이 중요 정보를 판단해 시장에 자발적으로 알리는 제도다. 거래소가 제시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은 매출·수익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연예인과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이 중도 해지된 경우 공시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엔터사 아티스트 담당 부서에서는 “아티스트 관련 사안은 음반·공연·광고 등이 엮여있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공시에 넣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거래소는 “현행 규정을 활용해 엔터사들의 공시 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어 향후 엔터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엔터사 가운데서도 아티스트 관련 내용을 적극 공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기획사 고위관계자는 “아티스트 거취에 따라 주가 등락이 심한 것은 사실이고, 이를 숨기려는 것 보다는 시장에 오픈해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 의견”이라며 “재계약이 불발되면 사실 그대로 알리고 또 신인 아티스트를 데뷔해서 주가를 회복하면서 선순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투자자에 대한 도리”리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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