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일본에 무릎을 꿇으며 아시안게임 3연패에 실패했다. 13년 만에 일본에 덜미를 잡히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공상대학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핸드볼 여자부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서 19-29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역대 8번째 금메달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을 만났다. ‘숙명의 라이벌’이다.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만난 것은 역대 3번째. 1994 히로시마 대회와 2014 인천 대회에서 격돌한 바 있다. 두 번 모두 한국이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을 만나 아픈 기억도 있다. 1990 베이징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된 이후 한국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지 못한 대회가 2010 광저우 대회다. 당시 4강에서 일본에 패했다.
이번에는 광저우 당시 패배를 설욕하고자 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일본이 더 강했다. 한국은 스스로 무너진 경기가 됐다.
사실 최근 일본을 만나 힘겨운 경기를 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일본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을 잇달아 잡기는 했다. 모두 뒤지다가 역전승을 일궜다.
이번에는 역전의 여지조차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밀렸고, 내내 끌려갔다. 점수차가 커지자 마음이 급해졌고,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결과는 완패다.
전반부터 크게 밀렸다. 류은희가 첫 골을 넣었지만, 이시카와 소라-아이자와 나츠키-핫토리 사키-요시도메 유키에게 잇달아 골을 주면서 1-4로 밀렸다. 류은희의 득점이 나왔지만, 다시 내리 3골을 줬다. 13분57초 2-7이 됐다.
3-9 상황에서 조금 격차를 줄였다. 윤예진과 송지영, 강은혜와 류은희 등이 점수를 쌓으면서 일본을 추격했다. 다신 완전히 좁히지는 못했다. 그만큼 내준 골도 많다. 한국은 단 하나의 속공도 만들지 못했으나 일본은 4개를 만들었다. 막판 조수연의 득점으로 8-14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반격을 노렸다. 그러나 초반 속공 찬스에서 범실이 나오는 등 흐름이 좋지 못했다. 윙 공격도, 포스트 공격도 막히는 모습. 오히려 먼저 한 골을 줬다.
속공을 두 차례 성공시키면서 10-15로 붙었다. 그러나 패스 미스로 공격권을 잃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다음 공격에서도 서두르다가 턴오버가 나왔다. 후반 5분 시점에서 턴오버가 10개에 달했다. 일본은 4개.
자꾸 실수를 하니 상대의 흐름을 끊을 수 없었다. 일본의 속공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6분39초 10-18로 다시 점수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6분44초 일본의 기타하라 유미가 2분간 퇴장을 당했다. 이미경이 7m 던지기를 넣으면서 11-18이 됐다.
그러나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1대1 찬스는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수비를 뚫어낸 후 던진 슛은 골대를 때렸다. 반대로 9분1초 신은주가 2분간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고, 바로 골을 줬다. 이후 단독 찬스에서 다시 골대를 맞는 등 공격 정확성도 크게 떨어졌다. 마음이 급했다.
점수차가 다시 벌어졌다. 후반 중반 12-21이 됐다. 선수 2분간 퇴장이 아닌 상황에서도 엠프티 골(골키퍼를 빼고 코트에 선수를 1명 더 투입해 수적 우위를 점하는 전술)을 할 정도로 절박했다.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전혀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그 사이 점수차는 10점 이상 났다. 3분 남기고 17-28로 뒤졌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됐고, 그대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