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괴뢰’ 표기…공격적 행동에 고영환 교수 “김정은 지시” 분석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인 북한의 비매너 태도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은 5년만에 국제대회에 참석하며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행동에 눈살이 찌푸려졌다는 악평이 잇따랐다.

유도 남자 73㎏급 16강전에서는 남북대결이 펼쳐졌다. 한국 강헌철(27·용인시청)과 북한 김철광(27)은 지난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던 친분이 있어 훈훈한 모습이 기대됐다.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북한 김철광 선수가 빗당겨치기 기술로 한판 승리를 거뒀다. 패배한 우리나라 강헌철 선수가 김철광 선수에 악수를 청했지만, 김철광 선수는 이를 거부한 채 코트 밖으로 나갔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유도에서 패자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승자의 모습답지 못한 비매너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이 결승에서 맞붙은 사격에서도 북한의 결례는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남자 사격 10m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우리나라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2위를 한 북한과 총점은 1668점으로 같았으나, 이너텐(10점 정중앙) 횟수에서 앞섰다. 한국은 39차례, 북한은 29차례 이너텐을 맞혀 북한에 역전승을 거뒀다.

침통한 표정으로 메달을 받은 북한 선수들은 태극기가 올라가면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시선은 국기를 향하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했다. 기념사진도 같이 찍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는 메달리스트들이 1위 단상에 함께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 게 관례인데, 북한 선수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나라 선수들이 단상에서 내려간 뒤에야 단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하광철 선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악수를 하려고 했었는데 그게 안 되는 상황이어서 그냥 ‘올라와서 같이 사진 찍자’ 했더니 몸으로 표현한 것 같긴 하지만 ‘올라가면 안 된다’라는 표현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21세기에 아직도 저렇게 스포츠 매너 없는 사람들이 있을까”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전혀 없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북한은 축구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했다. 이에 조선중앙TV는 “우리나라 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전했다.

또 남자축구 일본과의 경기에서 보인 북한 선수들의 과격한 장면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 28분, 북한 김유성 선수는 부상 선수를 치료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온 일본 스태프에게 주먹으로 위협하는 등 행동을 보여 경고를 받았다.

이후 심판이 일본에 페널티킥(PK)을 부여하자 북한 선수들은 심판의 목을 밀치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일본이 PK를 성공시키면서 2대 1로 승리를 가져갔다. 심판이 경기 종료를 선언하자 북한 선수들은 그대로 심판에게 달려가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행동은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 통역관, 외교관 등으로 활동하다 1991년 망명한 고영환 한국관광대학교 겸임교수는 지난 5일 아사히신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북한 축구선수들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아시아 대회라는 국제무대에서 ‘적국’ 일본과 맞서는 경우 강경한 태도로 상대를 쓰러뜨리라는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했거나 적어도 (선수들의 행동방침을) 결재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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