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패자는 말이 없는 법.

2023년 포스트시즌에서 상위 3팀-100승 이상을 거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LA 다저스 등이 동시에 탈락하면서 현 포맷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제 겨우 2년 시행했다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자며 포스트시즌 시스템 변경을 일축했다.

현 포스트시즌은 2022년 노사단체협약에 따라 시행됐다. 노사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양 리그 1개씩 늘이고 와일드카드 시리즈(WC)를 단판 승부가 아닌 3전2선승제로 도입했다. 승률이 높은 지구 우승 두 팀은 WC 없이 1라운드를 쉬고 5전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로 가을 야구를 여는 방식이다.

그런데 올해 1라운드를 쉰 상위 4팀 가운데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외하고 104승의 애틀랜타, 101승 볼티모어, 100승 다저스가 모조리 탈락의 쓴맛을 봤다. 특히 볼티모어와 다저스는 홈 구장 이점을 안고도 와일드카드 팀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싹쓸이당하는 참패를 맛봤다.

상위 팀으로 다음 단계에 진출하지 못하는 유리함은 온데간데없이 1차 관문에서 탈락하자 포맷이 잘못됐다며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이다.

현 포맷을 비판하는 야구인들은 상위 두 팀에 정규시즌 후 5일 휴식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는 뜻. 종전에는 SC가 단판 승부라 3일 휴식 후 디비전 시리즈에 돌입했다.

WC는 정규시즌을 마치고(현지 시간 일요일) 하루 휴식 후 화요일에 시작된다. 승률 높은 상위 팀 구장에서 2경기, 최종 승부로 이어지면 승률 낮은 팀으로 장소를 옮긴다. WC 3전2선승제 승부는 휴식 없는 3연전이다. 3연전은 상위 두 팀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WC 팀에 불리한 포맷이다. 승률 높은 팀에 이점을 주는 제도다.

디비전 시리즈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상위 두 팀은 정규시즌 후 5일 휴식을 취하고 토요일부터 경기를 치렀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휴스턴을 제외하고 모두 패했다.

지난 시즌에도 WC 이변은 있었다. 내셔널리그 상위 두 팀(역시 100승이 넘었다) 다저스와 브레이브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3패로 탈락했다. 다저스는 구단 사상 최다 111승을 거뒀었다. 아메리칸리그 상위 두 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뉴욕 양키스는 ALDS 관문을 통과했다.

현 포맷, 즉 긴 휴식이 상위 두 팀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 올해까지 상위 두 팀의 LDS 전적은 3승5패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이변 속출로 팬들에 더 어필하고 있다.

휴식이 독은 기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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