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마이너리그 유망주가 태평양을 건너 기량을 향상시킨 후 빅리그 스타로 올라섰다. KBO리그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메릴 켈리(35)가 가장 큰 무대에서 눈부신 피칭을 했다.
켈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월드시리즈(WS) 2차전에서 89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1차전 막바지 대포를 쏘아 올리며 역전승을 만든 텍사스 강타선을 압도한 켈리다. 애리조나는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9-1 완승을 거뒀고 켈리는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켈리는 자신의 첫 번째 WS 등판에서 평생 남을 추억을 만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데 LA 다저스를 상대한 디비전시리즈부터 필라델피아와 챔피언십 시리즈, 그리고 이날 WS까지 총 4경기 등판해 3경기 승리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WS에서 이전 3경기보다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빅게임 피처의 모습도 보였다.
애리조나는 켈리 외에 토미 팸이 5타수 4안타, 코빈 캐롤이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알렉 토마스가 2안타로 활약했다. 1차전 9회말 동점 홈런,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으나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선발 대결 승리가 결과로 이어졌다. 켈리가 텍사스 선발 투수 조던 몽고메리에게 우위를 점했고 애리조나는 끝까지 흐름을 유지했다. 몽고메리는 6이닝 4실점했다.
흥미로운 점은 켈리의 이력이다. 2010년 탬파베이에 입단한 켈리는 2014년까지 빅리그에 진입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지만 빅리그 벽을 넘어서지 못했고 2015년 한국 땅을 밟았다. SK와 계약해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2018년까지 4년 동안 한국에서 119경기 729.2이닝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활약하는 켈리의 모습을 본 애리조나가 켈리 영입을 계획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켈리는 애리조나와 2+2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9년 200만달러, 2020년 300만달러를 받았다. 2020시즌 후 애리조나가 +2년 옵션을 실행해 2021년에는 425만달러를 챙겼고, 2022년에는 525만달러를 가져갔다.
즉 MLB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선발 투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갔다. KBO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팀이 승리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자 애리조나는 2022시즌 후 켈리와 2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2024년까지 2년 총액 1800만 달러 계약으로 켈리는 지난 4년 동안 받은 돈보다 큰 금액을 받는다.
늘어난 연봉과 함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명예와 영광인 WS 우승도 바라보고 있는 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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