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내 재계 또한 마지막까지 분투하며 관계사까지 동원해 홍보활동에 나섰지만 결국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다.

롯데, 신세계, 삼성, LG 등 부산엑스포가 결정될 경우 최소 61조원의 경제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도 발 벗고 나섰지만 수포로 돌아가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까지 뛴 국내 재계인사들, 경제 기저효과 있었나

유통가 전반은 고물가에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 들어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부산엑스포로 턴어라운드를 예상했지만 엑스포 무산 여파로 관광 사업, 부산 일대 개발 사업 등 굵직한 현안 사업 추진에 다소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특히 부산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 중인 롯데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부산엑스포 홍보맨을 자처하며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재계는 이번 세계박람회 개최 무산으로 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세계박람회 유치에 힘써온 재계인사에는 부산엑스포유치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회장, 엑스포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꾸렸던 정의선 현대차 회장, 주요 전략 국가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 활동에 나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있다.

특히 부산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난달 20일 정부 영국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고,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정·재계 주요 인사와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 엑스포 개최 의의와 강점을 알린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 6월에도 30개국 대사들을 초청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해 지지를 요청했다. 앞서 롯데그룹 측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 계열사들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결정되면 부산 엑스포를 주제로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 등 고객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80여 개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최 회장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뛰어들었을 땐 승산이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지만,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게 됐다”며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와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알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엑스포 유치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그간 부산엑스포 유치에 온·오프라인 관계사들을 동원해 홍보활동을 펼쳤다. 지난 3월에는 엑스포 실사단 방문에 맞춰 부산 주요 사업장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웨스틴 조선 부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이마트 해운대점 등에 유치 기원 현수막을 설치해 기원 활동을 진행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LG 주요 경영진도 엑스포 개최지가 최종 발표되는 순간까지 주요 전략 국가를 대상으로 유치 교섭 활동을 적극 이어갔다.

이처럼 국내 재계 총수들까지 나서며 유치를 위해 적극 지지를 구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원팀’이 됐다고 강조했지만 애초 세계엑스포 유치 성공으로 예상되는 경제 효과 60조원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 시 예상되는 기대 효과는 국내외 관람객 3480만명, 고용창출 50만명, 생산 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등이었다.

◇ 결국 수포가 된 부산엑스포, 첫 공개사과까지

지난달 29일 엑스포 테마주 주가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시공테크는 전 거래일 대비 24.81%(1595원) 내린 4835원이었다.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사업을 영위하는 시공테크가 직접적인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장주로 올랐지만 급락하면서 그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2030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며 “국민을 실망하게 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사과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확정된 지 10시간여 만에 공개됐으며 이는 취임 후 첫 공개 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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