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좋아하고 사랑하는 팀이 이렇게 됐다는 것 자체로도 힘들다.”

염기훈 감독 대행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FC와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수원은 승점 32로 수원FC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됐다.

그야말로 ‘충격’의 강등이다. 염 대행은 수원의 레전드이기도 하다. 내년에 2부에서 출발한다. 염 대행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선수들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선수단한테도 팬분들한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수원은 이겨야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었지만 다소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염 대행은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강원을 분석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가 너무 부족해서 이러한 상황들이 나왔다. 나의 부족함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수원은 한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다. 염 대행은 “많은 문제점이 있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원인을 1~2가지를 꼽기에는 어려운데, 어떻게 보면 경기장에는 선수들이 뛰는 것이다.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이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예전과 비교하면 스쿼드도 구단의 예산도 차이가 난다. ‘더 좋은 선수들이 같이 있었더라면’이라고 생각한다.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 데 그런 부분이 잘 되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랑하는 팀이 이렇게 됐다는 것 자체로도 힘들다. 수원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이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후회는 없다”고 말한 염 대행은 “나라도 뭐라든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은 잊을 수 없다. 힘든 상황이지만 다시 일어서고 1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어디서 지도자를 다시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지도자의 꿈은 계속 이어갈 것이다. 향후의 일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도 지도자의 삶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대행은 대행이지만 은퇴 선언을 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했다. 비록 내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은퇴하겠지만 앞으로도 수원을 더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다. 수원이 잘될 수 있게끔, 또 멀리서 응원할 수 있는 건 응원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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