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민규한테 처음엔 미안했는데, 훨씬 나았네. 하하.”

‘우승 대관식’을 앞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K리그1 득점왕을 확정한 주민규 얘기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홍 감독은 3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라운드(38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를 앞두고 주민규 얘기에 “본인에겐 좋은 한 해가 된 것 같다. 득점왕도 하고 우승도 하지 않았느냐”며 기뻐했다.

홍 감독은 주민규를 최전방 원톱으로 둔 가운데 루빅손~강윤구(U-22)~엄원상을 2선에 배치했다. 허리는 이청용과 김성준이 지키고 포백은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으로 구성됐다. 골문을 조현우가 변함 없이 앞에 선다.

주민규는 전날 최종전을 마친 티아고(대전·17골)와 득점 동률이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득점수가 동률일 경우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가 득점왕에 오르는데, 주민규가 티아고보다 출전시간이 적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홍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4년 만에 울산에 복귀했다. 최대 화두는 커리어에 우승을 새기는 것이었는데 울산이 일찌감치 리그 2연패를 확정했다. 여기에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인 2021년 이후 2년 만에 득점왕까지 품게 되면서 겹경사를 누리게 됐다.

홍 감독은 올 시즌 마틴 아담(헝가리)과 주민규를 주요 경기에 번갈아 뛰게 했다. 제주 시절까지 붙박이로 뛴 주민규로서는 경기 감각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울산처럼 스타군단에서는 받아들여야 할 숙명과 같다. 스스로 컨디션 관리에 애쓴 끝에 유의미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를 두고 홍 감독은 “처음엔 민규한테 미안했는데 오히려 (티아고보다 출전 시간이 적어) 잘 된 것 아니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홍 감독은 전북과 ‘보너스 경기’를 두고 “선수에게 부담 없이 경기하고 대관식을 즐겁게 하자고 했다”면서 “승패는 영향이 없다. 우리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일 예정된 K리그 시상식 ‘감독상’ 후보인 홍 감독은 “수상 여부엔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라이벌’을 묻자 “후보에 오른 김기동, 이정효, 조성환 감독 모두 아니냐. 무엇보다 감독이 1년간 자기 축구를 얼마나 잘 펼쳤느냐를 두고 서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조기 우승을 달성했다. 중간에 어려움도 잘 헤쳐나갔다고 본다”면서 울산의 사상 첫 2연패를 이끈 것에 만족해했다.

또 전날 ‘명가’ 수원 삼성이 2부로 떨어진 것에 “끝머리 광경을 보니 처참하더라. 그런 팀이 2부로 내려가는 게 K리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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