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내 우승이 아닌 울산 현대와 선수, 팬의 우승.”

우승 샴페인에 흥건히 젖은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K리그1 2연패를 자축했다.

홍 감독은 3일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설영우의 선제 결승골로 1-0 신승하면서 승점 76(23승7무8패)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난 35라운드에서 리그 2연패를 확정한 울산은 대관식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마저 제압하면서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홍 감독은 “상대는 (ACLE 진출 여부로) 동기부여가 강했다.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고 여겼는데 준비한대로 아주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팬에게 승리를 보여줘 기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경기 전에 우승을 확정한 상태였다. 상대는 동기부여가 있는 경기였다.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고 여겼는데 준비한대로 아주 잘했다.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팬에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보여줘 기쁘다. 올해 (울산에 부임한지) 3년이다. 울산이 중요한 경기에서 매번 지는 팀에서 이기는 팀으로 성장했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라이벌 매치에서 승점을 많이 따내 우승하는 데 동력이 됐다. 1년간 우리 선수에게 끊임 없이 사랑을 준 서포터에게 감사하다.

- 두 번째 우승 대관식 기분이 어땠나.

트로피를 드니까 우승 기분이 나더라. (그 전에) 우승을 확정했지만 트로피를 들지 않아서 (느끼질 못했는데) 이렇게 드니까 지난해에 이어 좋은 기분이다.

- 트로피 세리머니를 주장 김기희와 (전 주장) 정승현이 함께 했다.

정승현도 올해 시작하면서 아주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중간에 SNS 사건 등이 있었다. 중간에 마음고생이 컸을 것이다.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주장단을 교체했다. 김기희가 마지막 어려운 시기에 팀을 이끌어줬다. 둘 다 1년간 팀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기에 세리머니를 같이 했다고 본다.

- 성적과 흥행을 모두 잡았다.

일단 관중이 경기장에 오게 하려면 축구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꾸준하게 선수단, 프런트 노력해나가고 있다. 성장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본다.

- 개인적으로 이번 우승은 어떠한 의미?

이 우승은 내 우승이 아니라 울산 현대, 선수, 팬의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17년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2년 안에 지속하는 건 엄청난 일이다. 그 안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정해서 발전시키는 게 쉽지 않았는데, 올해도 우승한 건 굉장히 많은 사람이 팀에 헌신했기 때문이다. 울산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다.

- 김영권 MVP 후보인데.

김영권은 내가 하는 축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빌드업에서는 한국 수비수 중 가장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다. 우리가 김영권을 영입에 공을 들인 이유다. 맏형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데 좋은 역할도 한다. MVP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울산 현대가 우승하는 데 좋은 활약을 했다고 본다. 김영권은 향후 휴식이 중요할 것 같다. 적절하게 판단해서 제공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내년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나아갈 것이다.

- 김영권의 대표팀 은퇴도 가능한가?

대표팀 은퇴는 내가 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웃음) 다음 대표팀 소집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얼마나 쉴 수 있을지 판단할 것이다. (내년 1~2월 카타르에서 예정된) 아시안컵이 끝나고 우리가 ACL 16강에 올라갈 경우 2월12일에 경기가 있다. 그 경기에 (김영권이) 뛰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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