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최근 FC바르셀로나의 잇단 패배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처지가 된 사비 에르난데스(44) 감독. 그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바르사가 24일 밤(현지시간)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23~2024 스페인국왕컵 8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2-4로 패해 탈락한 뒤다.
사비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팀을 책임지고 있는 내가 있든 없든 바르사는 밝은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사의 이번 패배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슈퍼컵 결승에서 1-4 참패를 당한 뒤 다시 나온 것이어서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실망스런 결과였지만, 사비 감독은 이날 오른쪽 포워드로 선발출장한 라민 야말(16)을 비롯해, 후반 25분 중앙수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교체투입된 파우 쿠바르시(16), 전반 23분 왼쪽풀백 알레한드로 발데와 교체돼 들어간 헥터 포트(17) 등 10대 영건들에 대해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연장 후반 10분에는 라민 야말 자리에 마르크 키우(17)가 들어갔다.
사비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빅클럽의 모든 코치들은 트로피에 의존하지만, 나는 우리가 훌륭한 팀을 상대로 끝까지 경쟁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 대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어린 선수들(kids)과 함께 플레이를 하고 있다. 스쿼드는 작다. 이게 우리 팀은 건설중이라고 내가 말하는 의미다. 나는 이것이 큰 무엇인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감독으로서 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정말 좋은 세대가 나온다는 측면에서 정말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 뭔가 큰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 바르사에서 우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는 경기 시작 36초 만에 고르카 구루제타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바르사는 이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전반 26분)와 라민 야말(전반 32분)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바르사는 후반 4분 오이한 산체트에게 헤더골을 허용했고, 연장전에서 이나키 윌리엄스, 니코 윌리엄스 형제에게 내리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라민 야말이 이날 두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사비 감독은 “2-2에서 기회를 잡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어린 선수들을 탓할 것은 없다. 야말은 놀라운 경기를 펼치고 있는 16세의 선수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칭찬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