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언포스트(unforced) 에러’를 무려 54개나 범했다. ‘무결점 사나이’라는 명성은 오간데 없었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 그가 지난 2018년 이후 호주오픈 33연승 무패 행진 끝에 뼈아픈 첫 패배를 당하며 무너졌다.
26일 오후 멜버른 파크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계속된 2024 호주오픈(AP) 남자단식 4강전.
조코비치는 이날 4위 야니크 시너(22·이탈리아)를 맞아 1, 2세트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세트스코어 1-3(1-6, 2-6, 7-6<8-6>, 3-6)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 뒤 조코비치는 “어떤 면에서, 내 레벨에 대해 나쁜 의미로 충격을 받았다. 첫 두 세트에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가 해본 최악의 그랜드슬램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렇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느낌이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기의 모든 면에서 나보다 모든 것을 더 잘한 시너에게 공을 돌린다”고 했다.
“통계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시너는 매우 예리하고 정확하게 서브를 넣었고, 서브를 아주 잘 뒷받침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오늘 코트에서 내가 한 부정적인 일들이 많은데, 리턴이나 움직임, 포핸드, 백핸드에서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모든 것이 수준 이하였다. 그는 매우 지배적이었다. 서비스 게임에서 지배적이었다.”
조코비치는 “시너는 항상 포핸드와 백핸드 코너에서 공을 정말 세게 때렸다. 그걸로 유명하다. 매우 빠르게 플레이하고 공격적인 것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그의 서브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코너에서 아주 잘 때렸고, 스피드도 올렸다. 이제 더 크고 더 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반적인 움직임과 정신적 부분. 그는 코트에서 항상 매우 침착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생각한다.”
시너는 3시간27분 접전 끝에 승리하며 조코비치와의 상대전적 3승4패를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11회 우승 도전에 실패했고,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25회 우승 대기록을 5월 프랑스오픈 과제로 넘겼다.
조코비치로서는 지난 2018년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현에게 0-3(6-7<4-7>, 5-7, 6-7<3-7>)으로 패한 이후 2195일 만에 호주오픈에서 당한 첫 패배였다.
4강 탈락에도 조코비치는 세계랭킹 1위는 유지하게 됐다.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시너는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결승에 올라 3위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6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6·독일)의 4강전 승자와 28일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