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후회는 없지만, 특별한 추억은 많다. 내 마음 속 최고의 추억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23~2024 시즌 뒤 리버풀을 떠나기로 선언한 독일 출신 위르겐 클롭(56) 감독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27일 BBC스포츠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안필드를 떠나는 것이 “옳다고 확신한다”며 그런 결정에 대해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26일 이번 시즌이 끝나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혀 잉글랜드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4관왕(쿼드러플)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충격은 더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지난 시즌 트레블을 위업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를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카라바오컵(EFL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첼시와의 결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축구협회(FA)컵에서는 4라운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에선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는 못했으나, 4관왕에 오른다면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 그의 팀이 4개의 트로피를 놓고 계속 경쟁하는 동안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나는 이 일을 24년째 하고 있다. 항상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투자했다. 내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not endless)는 것을 인식했다. 이번 시즌 모든 것을 챙긴 다음, 휴식을 취하거나 멈추고 싶다. 그 무엇이든지. 우리는 더 이상 어린 토끼가 아니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높이 뛰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015년 10월부터 리버풀 사령탑을 맡은 클롭은 지난 2022년 4월 재계약에 성공해 2026년까지 팀을 이끌기로 돼 있는 상황. 당시 그는 2026년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클롭은 이번 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돌연 결별을 선언했다. 사실 그는 지난 시즌 어떤 우승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하고 EPL을 5위로 마치는 등 힘든 시즌을 보내야 했다. 지난 여름 팀이 재건에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세 바퀴로 나갈 수 없고, 승객이 되고 싶지도 않다. 나의 매니저 능력은 에너지와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고 뼈 있는 말도 던졌다.

클롭 감독은 지난 2018~2019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을 꺾고 리버풀에 통산 6번째 유러피언컵을 선사했다. 또한 2019~2020 시즌엔 EPL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리버풀로서는 30년 만의 쾌거였다.

그런 클롭 감독은 자신의 시즌 말 사퇴에 대해 “나는 이미 11월에 구단에 말했다.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분명히 나는 그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클럽의 모든 것을 정말 사랑하고, 도시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우리 서포터들에 대한 모든 것을 사랑하고, 팀을 사랑하고,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러나 내가 여전히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내가 해야만 할 결정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내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문제가 없다. 분명히 언젠가는 발표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절대적으로 괜찮다. 나는 그 일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