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건강한 신체가 필수다. 그중에서도 ‘눈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눈 건강’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쉽지 않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한 연령대별 유의해야 할 망막질환을 알아봤다.
망막은 안구 뒤를 감싸고 있는 얇은 신경층으로 카메라로 말하면 필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손상을 입을 경우 시력에 문제가 생기고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문제는 초기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흔히 망막질환이라고 하면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을 떠올리기 쉽지만 나이대별로 망막질환 발병양상이 달라 전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10~20대는 고도 근시로 인한 ‘망막박리’ 주의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분리되는 안질환이다. 대부분 망막에 구멍이 생긴 상태인 망막열공에 의해 발생하며, 고도 근시가 주요 위험인자다. 근시가 고도 근시로 진행할수록 안구 길이가 앞뒤로 길어지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안구에 붙어있던 망막이 팽창하면서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스포츠 활동 시 눈에 공을 맞거나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실이나 거미줄 등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한 비문증과 커튼이 쳐져 가려진 듯한 시야 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망막박리가 더 진행돼 망막 중심 황반부까지 침범하게 되면 시력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약 망막에 구멍이 생긴 망막열공이 있거나 망막박리의 범위가 넓지 않다면 찢어진 부위를 레이저로 쏘는 ‘레이저 망막 광응고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레이저로 치료가 어렵다면 환자의 연령대와 망막박리 상태를 고려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30~40대는 망막 혈관이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 주의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 중 하나로 망막 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이다. 당뇨병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나며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최근 젊은층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당뇨병 환자 수는 2018년 13만9682명에서 2022년 17만4485명으로 4년 새 약 25%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생기면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돼도 계속 진행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증상으로는 시력 감소, 사물이 삐뚤어져 보이거나 왜곡돼 보이는 변시증, 부유물이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 눈을 움직일 때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광시증 등이 있다.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 내원해 검진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로는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주사 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50~60대는 황반변성과 망막정맥폐쇄 주의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안질환이다.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이중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형성돼 출혈과 망막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 급격한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심한 경우 수개월 내로 실명할 수도 있다 .
사물이 구부러져 왜곡돼 보이는 ‘변형시’, 사물의 일정 부분이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등이 나타나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있다면 황반변성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망막정맥폐쇄는 정맥 혈관에 순환장애가 생겨 출혈과 부종 등이 나타나는 안질환이다. 혈관 기능이 떨어지는 장년층에서 많이 발견되며 고혈압, 당뇨 등 대사 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정맥폐쇄로 출혈 및 황반이 붓는 경우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일 수 있고, 혈관이 막힌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하면 유리체 출혈이나 신생혈관 녹내장과 같은 이차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라는 약제를 눈 속에 직접 주사해 치료한다. 또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황반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구 내 항체주사 또는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레이저 치료를 시행한다. 또 신생혈관 발생 억제를 위해 혈관이 막힌 부위에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하거나 안구 내 항체주사 치료를 하기도 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새미 전문의는 “망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고 망막 문제로 인한 시력 저하는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부분의 망막질환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있어도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도 근시나 당뇨가 있는 환자, 고령자 등은 정기적으로 안과에 내원해 검진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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