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롯데호텔서울=김동영 기자] 판이 점점 커진다. ‘장난’이 아니다.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못 할 일은 없는 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2024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로 인해 이례적으로 개막일 전날 열린 미디어데이다.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미디어데이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공약’이다. 미디어데이 시작 후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에게 올시즌 팀 순위를 물었다. 손가락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여러 팀이 손가락 하나를 폈다. 한화는 4위를 말했다. 삼성은 손가락 하트를 그렸다. 두 개니까 2위다.
목표로 잡은 순위를 달성할 경우 어떤 공약을 내세울지 물었다. LG 오지환은 “우리는 1위를 목표로 잡았다. 작년에 단장님께서 50명 정도 잠실에 초청해서 맥주파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는 우승하면 500명 초청해서 선수들과 함께 파티 즐기겠다. 우리 단장님은 약속 잘 지켜주신다. 안 되면 단장님 사비로 하겠다”며 웃었다. 시작부터 세게 나왔다.
LG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품었다. 무려 29년 만이다. 차명석 단장이 일찌감치 공약을 걸었다. 잠실구장에서 맥주파티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잠실구장에 팬들을 모셨다. 올해 2연패에 도전한다. 모셔야 하는 팬의 수가 열 배가 됐다.
KT 주장 박경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1위를 하겠다는 뜻으로 손가락 하나를 폈다. 우리는 팬 1000분을 모여서 일일호프 진행하겠다. 우승만 한다면 허구연 총재님 성대모사도 하겠다”며 웃었다.
2023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다. LG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 승리하고도 내리 4패. 2~3차전 연속 역전패가 뼈아팠다. 2024년 다시 정상을 바라본다. 공약도 화끈하다. LG의 500명도 놀라운데, 그 두 배다.
KIA는 이의리가 나섰다. 이쪽은 아예 숫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손가락 1개다. 1위를 목표로 했다. 야구장에서 레크리에이션을 할 수 있도록, 팬들 최대한 많이 모실 수 있게 하겠다. 다 같이 즐기는 행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꽉 채울 기세다.
롯데 또한 1위를 목표로 했다. 주장 전준우는 “우리도 1위다. 달성시 김원중의 공약이 결혼하기인데, 어차피 개인 사정이다”며 웃었다. 이어 “우승하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타워 시그니엘에서 팬들과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팬 100분 모시겠다”고 밝혔다.
롯데타워 시그니엘은 국내 최고로 꼽히는 럭셔리 호텔이다. 팬 100명이라면 이쪽도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다. 이쪽 공약도 강력했다.
한화는 살짝 다르다. 1위가 아니라 4위를 말했다. 주장 채은성은 “우리는 4위를 목표로 했다. 두 가지 생각하고 왔다. 선참 형님들과 상의했다. 5강 못 가면 12월에 태안 앞바다 가서 입수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우승이 목표다”고 말했다.
노시환이 받았다. “내년에 우리가 신구장이 생긴다. 우승하면 다음 시즌 홈 개막전에 팬들 다 초대하겠다. 공짜로 보실 수 있게 하겠다. 팀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신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가칭)’는 2만명 이상 규모다. 앞서 챔피언스 필드 또한 2만명이 넘는다. 500명, 1000명을 훌쩍 넘는 수준. 공약부터 ‘살벌’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