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라팍에 봄이 왔다. 사흘간 7만명 가까운 팬이 모였다. 돌아온 야구를 만끽했다. 그러나 삼성의 경기력은 아직도 겨울이다.
삼성은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4로 졌다. 연장 11회초 오승환이 전의산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이미 1~2차전을 모두 졌다. 각각 4-6과 6-9로 패했다. 3차전도 패배. 최악의 홈 개막시리즈가 되고 말았다. 최근 5연패다.
기본적으로 라이온즈파크는 뜨거웠다. 29일 2만1479명이 들어왔다. 30일 경기는 2만4000석 매진이다. 31일 역시 2만2443명이 현장을 찾았다. 사흘간 6만7922명이다.
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2016년 이후 단일 3연전에서 모두 2만명 이상 들어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셈이다. 그만큼 팬의 열기가 뜨거웠다.
삼성도 홈 개막을 맞아 열심히 준비했다. 29일 왕조의 주역 차우찬을 시구자로 선정했고, 30일에는 오승환 데이로 진행했다. 개막 직전 사용 허가를 받은 ‘엘도라도’가 라이온즈파크에서 울려 퍼진 점도 의미가 있었다.
빠진 게 있다. 승리다. 경기력이 실망스러웠다. 선발 코너 시볼드-데니 레예스-백정현은 나란히 부진했다. 코너가 5이닝을 먹기는 했으나 5점이나 줬다. 레예스와 백정현은 3회도 채우지 못했다.
타선은 타선대로 좋지 못했다. 대량 실점 후 추격점을 뽑기는 했다.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근접전까지는 갔는데, 어깨를 나란히 하지도, 넘어서지도 못했다.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니 당연히 승리도 없다.
박진만 감독은 “코너는 홈 개막전이라 긴장한 것 같더라.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마운드가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레예스는 3회 빗맞은 안타가 자꾸 나오면서 멘탈이 흔들렸다. 타선도 찬스는 있는데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넘어야 강팀이 된다”고 짚었다. 사령탑으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사실 개막 2연전에서 우승 후보 KT를 만나 2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좋았다. ‘올해는 다르다’고 했다. 이후 좀처럼 이기지 못했다. 지난 몇 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삼성은 비시즌 불펜 보강에 매진했다.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윤-임창민-양현-최성훈 4명은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하고 있다. 공을 들인 보람이 있다. 지난해 최다 역전패 악몽을 씻고자 한다.
그런데 리드를 잡는 게 어렵다.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외국인 투수도 좋지 못하고, 기존 불펜도 마찬가지다. 방망이도 그렇다. 지난해와 비교해 확 달라진 모습이 없다. 힘차게 시작해야 할 홈 개막시리즈에서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다. 대책이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