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이웅희 기자] KCC의 라건아(35)가 달라졌다. 수년간 KBL 무대를 호령했던 SK 자밀 워니까지 압도했다. KCC가 진정한 ‘슈퍼팀’으로 반등한 배경이다.

KBL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 높은 리그다. 우승하기 위해선 수준급 ‘용병’이 필요충분조건이다. 역대 우승팀만 놓고 봐도 그렇다. KCC는 허웅,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을 보유하며 ‘슈퍼팀’이라 불렸지만, 외국인 선수 전력은 압도적이란 느낌을 주지 못했다.

기대를 갖고 영입한 알리제 드숀 존슨이 시즌 내내 KBL 특유의 압박수비와 조직적인 농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기복을 보였다. 라건아도 3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들며 예전과 같은 에너지 레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KCC의 고민은 플레이오프(PO) 시작과 함께 기대로 바뀌었다. 라건아가 SK와의 6강 PO 3연승에 앞장섰다. 3경기 내내 라건아는 시리즈를 지배했다. 3차전 3쿼터 초반 워니의 골밑슛을 연속 두 번이나 블록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송교창과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지난 시즌과 비슷한 멤버로 뛰면서 라건아에게 득점 기회가 많이 생겼다. 자기 득점을 하면 힘이 나는 선수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농구를 해왔다”면서 “라건아도 사실상 FA다. 한국 생활을 오래했고, 한국에 남아있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려고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라건아의 부활 이유를 밝혔다.

라건아와 함께 뛰고 있는 허웅은 6강 PO를 앞두고 “라건아가 키플레이어다. 마음먹고 뛰는 라건아는 다르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라)건아가 ‘몸상태가 좋다. 150% 할 것’이라고 했다. 라건아가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웅의 말이 맞았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