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돌풍의 팀, 광주FC가 흔들리고 있다.
광주는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경기에서 1-2 패했다. 광주는 3라운드부터 내리 5연패에 빠졌다. 이정효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연패가 장기화했는데, 위기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수비가 문제였다. 광주는 연패를 당한 5경기에서 무려 10실점했다. 경기당 2골을 내준 셈이다. 지난해 38경기에서 35실점으로 0점대 실점률을 기록했던 광주는 장점을 상실한 채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전북전에서는 골키퍼 이준의 황당한 실수로 팀이 무너졌다. 광주는 0-1로 뒤진 후반 38분 이건희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맞췄다. 이대로 끝나도 원정에서 비겨 연패를 끊고 승점 1도 획득하는 흐름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준이 공을 끌다 전북 수비진에 포위됐고, 이때 시도한 숏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압박하던 송민규에게 걸리면서 자책골과 다름없이 실점하고 말았다.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실수 하나가 경기 분위기, 나아가 결과까지 바꿨다.
마지막 순간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가브리엘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혼전 상황에서 정호연에게 연결됐다. 골키퍼가 넘어진 상황이라 골대가 텅 비었는데 정호연의 슛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허무하게 동점을 만들지 못한 채 경기가 마무리됐다.
경기력에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전북전에서도 광주는 볼 점유율에서 57%를 기록하며 우세한 경기를 했다. 슛 횟수도 12대10으로 더 많았다. 광주 특유의 공격적인, 그리고 짜임새 있는 플레이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국가대표가 포진한 전북도 수세로 돌아서게 하는 힘이 있다.
문제는 결국 수비다. 지난해에는 버티는 수비 조직력이 기대 이상이었지만, 올해에는 한두 번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점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수들의 이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티모, 아론 등 센터백 두 명이 이탈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도 떠나면서 지난해 세웠던 벽이 약해졌다.
이 감독은 광주 부임 첫해에 K리그2 우승 및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었다. 2년 차인 지난해에는 1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인건비를 쓰고도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시즌 1~2라운드에도 연승을 거두며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3라운드부터는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광주는 팀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8라운드 상대 울산HD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으로 K리그1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광주는 2주간 푹 쉰 후 27일 수원FC를 상대한다. 광주, 그리고 이 감독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기회다. 이 기간을 통해 이 감독은 광주 부임 후 가장 어려운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