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하이브 사태를 중심으로 국내 대장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이 연일 하락 추세로 접어들면서, 개미들 사이에선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엔터주 주가에 봄볕이 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폭로전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실망감, 뉴진스에 대한 우려, 엔터주 불신으로 번지며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결국 국내 3사 엔터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해 연이어 부진 행렬 중이다.

2일 하이브 주가는 전일비 3000원 내린 20만원에 턱걸이했다.

인적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에스엠 엔터도 에스파 멤버 카리나 열애설에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700억 가까이 증발한 바 있다. 이미 올해 한차례 악재를 겪었던 개미들은 엔터주에 대한 투심 위축된 상황으로, 이제 엔터주를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한다.

◇ 민-방 공방전에 벌벌 떠는 개미들

외형을 중요시하던 국내 엔터업계 주가는 과거와 달리 열애설, 재계약 불발 등이 상승세를 좌우할 요인이 됐다. 이제 이 같은 인적리스크로 인한 주가 변동은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엔터주 특성으로 꼽히게 됐다.

다만 이번 사태와 같이 오너들이 전면에 나선 여론 싸움으로 인한 주가 변동은 희귀한 사례다. 이들은 소속 아티스트를 놓고 양육권 분쟁하듯 여론전을 펼쳤다. 지난달 25일 민 대표는 긴급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놓고 방 의장과의 갈등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이에 하이브는 “불법적인 경영권 탈취 시도를 보상 관련 분쟁과 보복 프레임으로 축소하려는 소모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번 사안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위해 민 대표 측이 치밀하게 계획한 일임을 이미 밝혔고, 민 대표가 주장하는 내부 고발도 그 일환임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조를 두고 제작자가 아티스트를 두고 대립하는 것은 아이돌 이미지 훼손으로, 주가 하락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 하락세 하이브, ‘줍줍’이 답인가

이처럼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이의 분쟁이 계속되며, 풋옵션 계약에 이어 양자 사이의 주주 간 계약 위반 여부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브 측의 손을 들어주면, 민 대표가 손에 넣는 액수는 1000억원에서 30억원 미만으로 대폭 줄어들어 수 있다. 민 대표 입장에선 사실상 빈손으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돼 이를 두고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전개 상황에 따라 하이브 주가도 큰 폭으로 변동할 전망이다. 국내 개미들의 투심도 연일 흔들리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가는 지금이 ‘저점 매수’ 시기라고 진단한다. 주가 변동성은 지속되지만, 시장 기대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제작자 간 법정 공방이 벌어진다고 해서 아티스트 활동이 불발되거나, 중장기 성장동력 훼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 분석한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의 주가 수준은 뉴진스의 활동 중단 등 보수적인 가정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뉴진스의 활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향후 공방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뉴진스의 향후 활동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될 때 주가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아티스트 라인업 중 뉴진스가 배제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하이브 내에서 민 대표가 배제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라면서 “민희진 없는 뉴진스의 퍼포먼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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