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일본에서 뛰던 이대성(34·193㎝)이 프리에이전트(FA) 공시 신청을 하며 FA 명단에 포함됐다. 선수를 위해 권리를 포기했던 가스공사는 이대성을 다시 품고 싶지만, 이대성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렸다.

이대성은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가스공사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대성의 뜻을 존중하며 무보상으로 그를 풀어줬다. 이대성은 덕분에 일본 B.리그 미카와와 계약해 한 시즌 일본 무대를 누볐다.

이대성이 최소 2년 해외리그에서 뛸 것이라고 판단했던 가스공사의 배려였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이대성이 한 시즌만에 국내 FA 신청을 했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이대성을 해외로 보내 연봉순위 30위 내 FA 선수 이적에 따른 보상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이대성이 FA로 다른 구단과 계약했다면 보상금 11억원(이대성의 보수 200%) 또는 보상선수와 보상금 2억 7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FA시장에서 만약 이대성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가스공사는 6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이대성을 한 시즌만 활용하고 대가없이 보내는 꼴이 된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미 이대성과 몇 차례 통화를 했다. 이대성은 한국과 일본 모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 상 이대성은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손해를 보면서 자신을 배려해줬던 가스공사와 계약하지 않는다면, 이대성은 거센 부정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 이미 시즌 종료 전부터 A팀이 이대성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가스공사는 당연히 이대성과 계약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대성이 한국에서 뛴다면 우리 팀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에서 뛴다면 FA 계약 후 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정 상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가스공사가 현재 이대성의 원 소속팀이 아니기 때문에 FA 계약 후 바로 트레이드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가스공사를 이대성의 원 소속팀으로 인정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대성 역시 선택의 기로에 높일 수밖에 없다. 자율협상 기간인 오는 21일까지 계약을 맺지 못하면 영입의향서 제출 기간 영입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제안을 받은 해당 구단(복수일 경우 선수가 구단 선택)과 이대성은 무조건 계약을 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5년간 KBL 선수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선에 가스공사와 계약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팀 계약서에 사인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을 위해 수억원을 포기했지만, 이대성은 규정 상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있다. 지금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도의(道義)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