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딱히 바뀐 것은 없다. ‘하던 대로’다. 감독 퇴진이라는 큰일이 발생했지만, 당장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선수단 훈련도 같다. 달라질 필요는 있다. 결국 잘해야 한다. 한화 이야기다.
한화 선수단은 27일 ‘아픔’을 맛봤다.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동시에 퇴진했다. 구단 최고 책임자와 선수단 수장이 동시에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무시무시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28일 정경배 감독대행 체제로 첫 경기. 상대는 롯데다. 8~9위 격돌이다. 패하면 다시 순위표 가장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경기다. 선수단은 차분하게 훈련에 임했다. 팀은 변화에 휩싸였는데,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게 아이러니다.
결국 문제는 성적이다. 26일까지 51경기를 치러 21승 1무 29패, 승률 0.420에 그쳤다.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을 달리며 1위에 올랐다. 이후 추락이 시작됐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며 8위다. 최 전 감독도 버티지 못했다. 지휘봉을 내려놨다.
프로야구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감독 교체는 보통 일이 아니다. 팀이 통째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새 감독이 오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한화는 ‘신중하고, 신속하게’ 새 사령탑을 찾겠다는 뜻을 내놨다.
주장 채은성은 “다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가 못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감독님께서 가시면서 우리 목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독님과 사장님 때문에라도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즌 전 출정식에서 ‘리빙딩은 끝났다’고 외쳤다. 그럴 만했다. 전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170억원을 들여 데려온 류현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선수들이 자꾸 나왔다. 부상 또한 속출했다. ‘최강 5선발’이라던 김민우는 수술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여러 일이 겹치며 개막 초반 기세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사장과 감독이 동시에 나가는, 거대한 충격요법이 터졌다. 자진사퇴이기는 하다. 구단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인 법이다. 결국 구단이 수락했다. 선수단 전체에 주는 거대한 메시지로 봐야 한다.
결정은 났지만, 어차피 선수단 구성은 같다. 퇴출한 펠릭스 페냐 자리에 박상원이 올라온 정도다. 새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가 올 것으로 보이지만,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28일 경기 전 모습도 전과 다르지 않았다.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한 셈이다. 그러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었다. 차라리 더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더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면, 더 악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면 괜찮을 뻔했다.
뭐가 됐든 이기면 된다. 지금 한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승리다. 주장 채은성의 말처럼 ‘이기지 못했기에’ 이런 일도 벌어졌다. 어차피 떠난 감독과 대표는 돌아오지 않는다.
선수단의 ‘각성’이 필요하다. 그나마 지난주 4승 1패로 반등에 성공한 점은 반갑다. 반짝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