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KBS가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이후 20일 만이다.

29일 KBS는 “오늘(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음주 뺑소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수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는 “아직 법원의 판결 전이지만 김호중이 음주운전 도주 사고와 관련해 거듭된 거짓말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며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여러 시청자들의 청원 등이 접수돼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의 1심 판결에 따라 추후 다시 규제 수위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위법 또는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위’를 방송 출연 규제심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병역기피, 습관성 의약품 사용 및 대마초 흡연, 사기·절도·도박, 폭행 및 성추문, 기타 민·형사상 기소된 경우, 미풍양속과 사회질서를 문란케 한 경우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를 연다.

심사위원회는 해당자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출연 섭외 자제 권고, 한시적 출연 정지(민·형사상 기소시), 방송 출연 규제 조치를 내리게 된다. 김호중의 경우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이기 때문에 ‘한시적 출연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앞서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호중의 퇴출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쳤다. KBS는 김호중이 출연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의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또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김호중 출연 분량을 통편집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본인 소유의 차를 운전하던 중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충돌했다. 사고 이후 소속사 측에서 김호중의 음주운전 정황을 은폐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것이 알려졌다.

처음에는 “음주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자 결국 사건 발생 열흘 만인 19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음주 운전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이후 김호중은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사흘만인 24일 구속됐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