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충주=김민규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김종학(27)이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연이어 제압하며 대회 8강에 올랐다.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이다.
김종학은 1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7334야드)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KPGA투어 강자 이정환을 4홀 차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사실 김종학은 KPGA투어 무명에 가깝다. 지난 2019년 데뷔한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못냈다. 2020년 상금 101위로 시드를 잃은 후 3년 만에 복귀한 지난해에도 상금 92위로 시드를 상실했다. 올시즌에도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공동 29위가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이번 데상트 매치는 다르다. 강자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언더독의 반란’을 예고하고 있다. 대회 예선 1위로 통과한 김종학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김민휘에 1홀 차로 졌다. 하지만 2차전에서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로 이 대회 1번 시드 함정우를 5홀 차로 제압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하충훈을 2홀 차로 이긴 김종학은 플레이오프에서 함정우, 김민휘를 모두 제치고 16강에 올랐다. 16강 상대는 올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랭킹 2위, 평균타수 1위에 올라 있는 강자 이정환.
김종학은 초반부터 이정환을 기선제압했다. 그는 2·3번홀을 내리 따냈고, 7번홀(파4) 버디로 3홀차로 벌렸다. 이후 1홀차까지 쫓겼지만 13~15번홀까지 3개 홀을 연달아 챙기며 8강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8강행을 확정지은 후 김종학은 “사실 이정환 선수가 워낙 실력이 좋고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1위에 위치하는 선수이다 보니까 긴장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 아니라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이다 보니 분명 유리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승부했고 다짐한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올시즌 매서운 샷감을 뽐내고 있는 김민규도 8강에 올랐다. 김민규는 지난해 3승에 올해 KPGA 파운더스컵 챔피언 고군택을 상대로 2홀차로 승리했다.
KPGA투어 2승의 전가람은 허인회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8강에 올랐고, 신예 조우영은 베테랑 황인춘을 물리치고 8강행을 확정했다.
조우영은 “일단 퍼트가 정말 잘 됐다. 위기에서도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도 퍼트가 원하는 대로 떨어져 승리할 수 있었다”며 “프로에 입회하고 KPGA 투어에 데뷔한 후 매치플레이 방식 대회를 처음 나왔는데 정말 재밌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아무래도 프로 선수들끼리 1대1 자존심 대결을 하는 경기라 집중도 잘되고 승부욕도 강해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8강에는 김종학-박준섭, 조우영-엄재웅, 김민규-전가람, 강태영-최승빈이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