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KIA 이범호(43) 감독은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으로 눈길을 끌었다. KIA 사령탑은 ‘젊은 이 감독’이 2월 선임되는 순간까지도 최대 관심사였다. 그로부터 4개월이 채 안돼 1950년대생 ‘올드보이’가 돌아왔다. 김경문(66) 감독이 한화를 이끈다. 덕분에 KBO리그 ‘감독풀’이 확 넓어졌다. 반가운 부분이다.

KBO리그는 ‘젊은 감독’이 대세다. 꽤 오래된 흐름이다. 40대 감독이 속속 등장해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2011시즌 삼성 지휘봉을 잡고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때 48세다. 김태형 감독도 2015년 48세 때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7년 김기태, 2020년 이동욱 감독도 40대에 정상에 섰다.

‘형님 리더십’ 열풍이 불었다. “50대 감독도 설 자리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올해는 더 충격적인 일도 생겼다. 이범호 감독 선임이 그것이다. 1981년생. 역대 최초로 1980년대생 감독이 나왔다.

‘너무 젊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다. 결과로 보여준다. KIA는 당당히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언제나 처음이 중요한 법이다. KIA가 스타트를 끊었으니 1980년대생 감독은 다른 팀에서도 또 나올 수 있다.

이범호 감독 선임이 지난 2월이다. 약 4개월이 흘렀다. 정반대 개념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김경문 감독의 KBO리그 복귀다. 2018시즌 도중 NC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6년 만이다. 2일 공식 발표했다. 3년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계약이다.

단숨에 올시즌 감독 가운데 최연장자가 된다. 이강철 감독이 ‘맏형’이었다. 1966년생으로 58세다. 김경문 감독은 1958년생으로 66세다. 오랜만에 60대 감독이 나온다. 사실 마지막도 김경문 감독이었다. 2018년 당시 60세.

커리어는 확실한 지도자다. KBO리그 통산 896승에 빛난다. 역대 감독 최다승 6위다.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을 이끈 사령탑이기도 하다. 두산과 NC에서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특히 신생팀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 짧은 시간에 강팀을 만들었다. 1군 2년차인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섰다. 한화가 김경문 감독을 택한 이유다. 빠르게 팀을 수습하고, 가을야구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이로써 올시즌 KBO리그는 43세 감독부터 66세 사령탑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게 됐다. 반가운 부분이다. ‘젊음’은 좋지만, ‘미숙함’을 담보로 한다. 노장은 ‘경험’이라는 무기가 강력하다. LG 염경엽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이 향후 사령탑 지형도도 크게 바꿀 수 있다. ‘올드보이’는 여전히 재야에 많다. 우스갯소리처럼 “감독 복귀? 불러줘야 가지”라며 웃는다. 정말 불러주는 팀이 나올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