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젠지가 한국 팀 최초로 발로란트 세계 대회를 제패했다. 더이상 발로란트 약소국이 아니다. 세계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다만 한국이 속한 리그인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퍼시픽 스테이지2가 한창이다. 이번에는 한국 팀이 ‘무관의 한(恨)’을 풀 수 있을까.
DRX가 가장 먼저 퍼시픽 우승컵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DRX는 스테이지2 개막전에서 일본의 제타 디비전(ZETA)을 꺾고 가장 먼저 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VCT 퍼시픽 스테이지2 정규 리그는 11개 팀이 알파조와 오메가조로 나뉘어 대결하며, 같은 조에 속한 팀끼리 3전2선승제 싱글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그룹스테이지를 치른다. 이후 스테이지1·2 그룹스테이지를 합쳐 승점을 가장 많이 획득한 상위 6개 팀이 PO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DRX는 스테이지1 그룹스테이지 ‘5전 전승’을 기록했고 스테이지2 첫 경기를 승리하며 6승을 달성, 최소 3위를 확보했다.
스테이지1·2 합산 6연승을 이어간 DRX는 국내 최강팀으로 꼽혔다. 올시즌 젠지가 세계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DRX는 2022년 발로란트 챔피언스 3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입증했다. 누가 뭐래도 VCT 퍼시픽 스테이지2 우승 후보다.
지난달 ‘마스터스 상하이’에서 세계 챔피언에 오른 젠지는 개막전에서 T1과 내전을 치러 세트스코어 2-1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젠지는 스테이지1·2 그룹스테이지 4승3패를 기록했다.
1세트 ‘스플릿’부터 연장까지 가는 혈전이 펼쳐졌다. 수비 진영에서 시작한 젠지는 전반전 피스톨과 2라운드를 잡아내면서 유리하게 시작했지만 T1의 ‘사야플레이어’ 하정우에 막히며 7개 라운드를 연속으로 패배, 전반전을 5대7로 마쳤다. 젠지는 공격 진영으로 전환된 뒤 후반 9라운드부터 4개 라운드를 연속으로 따내며 12대12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3, 4라운드를 잡아내면서 15대13으로 역전 드라마를 썼다.
‘로터스’에서 열린 2세트, 젠지는 T1에 5대13으로 패배했다. 승부를 가를 3세트 ‘선셋’에서 젠지는 엎치락뒤지착 공방을 펼친 끝에 승리를 가져갔다. 젠지 ‘카론’ 김원태의 슈퍼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위기 순간마다 번뜩이는 전술과 위치 선정, 조준 실력 등을 바탕으로 T1의 유리한 흐름을 끊어낸 것이 컸다. 김원태는 젠지에서 유일하게 킬데스 마진 +10(킬에서 데스를 뺀 수치)을 기록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