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잠도 안 온다.”

공수 주력 요원 줄부상으로 선발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울산HD 홍명보 감독은 대구FC와 홈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하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홍 감독은 26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 대구와 홈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만 22세 이하 선수 3명을 집어넣었다. 최전방에 주민규가 포진했고 뒤를 강윤구(U-22)~엄원상이 받친다. 허리는 보야니치와 마테우스가 지킨다. 김민우와 최강민(U-22)이 좌우 윙백을 맡은 가운데 이명재~김기희~강민우(U-22)가 스리백을 형성한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낀다.

김영권에 이어 황석호까지 부상을 입어 울산은 센터백 라인에 균열이 생겼다. 이날 2006년생 고교생인 강민우가 최후방 수비 선발진에 합류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 처음 엔트리에 승선, 분위기를 감지한 바 있다. 이날 선발로 K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강민우는 울산의 첫 준프로계약 선수다. 홍 감독은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지난 (가고시마) 동계전지훈련부터 계속 함께 하면 좋았을텐데 2개월 이상 부상으로 빠졌다. 재활해서 이제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비수로 어프로치가 빠르다. 물론 프로는 다르다. 상대 스트라이커가 최고일 수도 있다”며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 리듬을 찾으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원정 팀 대구의 수장 박창현 감독은 세징야를 중심으로 박용희와 안창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박세진과 황재원이 허리를 지킨다. 장성원과 고재현이 좌우 윙백으로, 스리백은 고명석~박진영~김진혁이다. 골문은 오승훈이 지킨다.

최근 리그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한 박 감독은 “조금씩 경기 패턴이 나온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공격도 풀리고 있다”며 “울산 수비가 제주전에 조금 흔들리던데 전반에 노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1차전(1-2 패)처럼 덤벼야 한다.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다. 패기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홍 감독과 박 감독은 현역 시절 포항 스틸러스에서 동료로 지냈다. 박 감독이 2년 선배다. 1991년에 룸메이트로 지낸 적이 있다. 지난달 맞대결 때 홍 감독은 농담으로 “박 감독을 내가 키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 감독은 이 얘기를 꺼내며 “홍 감독이 나를 키웠다고 하는데 오늘도 잘 키워달라고 전해달라”고 웃었다. 그러자 홍 감독은 “오늘은 못 키울 것 같다”고 받아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