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축구팀] 제시 린가드(32)는 이제 FC서울의 확실한 중심이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POTR)’로 린가드를 선정했다.
린가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1-1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20분 역전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측면에서 강상우가 올린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 입성 후 두 번째 골이자 첫 번째 필드골이었다. 득점 후 린가드는 특유의 ‘피리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경기장에 자리한 1만5000여명의 팬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의심의 여지 없는 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린가드는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기성용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였던 린가드는 오랜 공백을 깨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서울의 살림꾼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다. 안정적인 볼 키핑과 배급, 여기에 번뜩이는 플레이를 통해 린가드의 ‘클래스’를 엿볼 수 있다.
김기동 감독도 린가드 효과에 함박웃음을 지고 있다. 린가드의 존재감은 경기장 밖에서도 빛난다. 김 감독은 “린가드, 팔로세비치, 일류첸코와 아침 식사를 했다. 팔로세비치는 린가드가 거만하고 밥도 같이 안 먹을 줄 알았는데 다르다고 하더라”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이어 김 감독은 “린가드가 한국에 온다고 다들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나. 사업 이야기도 있었고 놀러 온다는 말도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린가드는 내가 기대했던 것의 80% 정도까지 해주고 있다.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경험을 토대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훈련도 최고로 열심히 한다”라며 린가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린가드도 서울 생활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는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골 기회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라면서 “시즌 초반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쉬운 실수를 해서 경기를 내주는 팀이었는데, 지금은 몇 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해졌고, 강해졌다”라며 서울의 도약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감독을 향한 린가드의 믿음도 확실하다. 린가드는 “감독님과도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감독님은 정체성이 분명한 축구를 하고 계시며, 그것을 선수들에게 명확히 인지시켜주셔서 선수들이 잘 이해하면서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다”라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