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공이 크게 보이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스트라이크 존은 보이네요.”

겸손했다. 리그를 폭격하고 있음에도,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음에도 KIA 내야수 김도영(21)은 ‘공이 크게 보이는 건 아니’라고 했다.

다만 “투수의 특성을 보는 것 같다. 그 투수가 뭘 많이 던지고, 승부수를 띄우는 결정구는 뭐인지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오늘 훈련 때 배팅을 쳐보니 감이 좋지 않다”며 걱정을 했다. 그는 “배팅치는 데 별로 감이 좋지 않아 오늘 경기는 나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자기만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이 올해 빛을 발했다. 그러나 자동-볼 판정 시스템(ABS)덕은 아니다. 김도영은 “ABS와 내 존 설정은 크게 상관 없는 것 같다. 다만, ABS 도입은 좋다. 어이없는 삼진은 안 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존을 갖고 있기에 하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그 부분이 잘 안 돼서 어려움을 느꼈는데, 올해는 ‘존 설정’에만 신경을 썼더니 존이 딱 보이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볼넷 비율은 늘고 안타와 홈런 비율은 크게 상승했다.

KIA 조승범 전력분석팀 코치는 “김도영이 올해 정규시즌 시작을 앞두고 먼저 전력분석팀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덕분에 김도영은 전력분석팀의 적절한 조언과 자신이 가진 재능, 그리고 노력이 맞물리며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김도영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코칭스태프를 찾아가는 편”이라면서 “나한테 도움이 되는 건 귀기울여 듣고, 나와 안 맞겠다 싶으면 ‘취사선택’한다. 조언을 받으면 바로바로 해보는 편이다. 좋은 게 있다면 일단 해보고 본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있는 김도영은 먼 미래보단 하루하루만을 생각한다. “8월엔 2위와 승차를 더 벌리는 게 목표다. 하루빨리 1위를 확정짓고 싶다. 개인적으론 시즌을 길게 보기 보단, 100타석 씩 끊어서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