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늘 거론되는 빅클럽의 힘과 전술은 달랐다.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손흥민의 토트넘(잉글랜드)과 국내에서 치른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뽐내며 웃었다.
뮌헨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토트넘과 친선전에서 2-1 신승했다. 사흘 전 같은 장소에서 팀K리그(K리그 올스타)를 4-3으로 꺾은 토트넘은 방한 두 번째 경기에서는 뮌헨에 졌다. 양 팀은 오는 11일 영국 런던에서 한 차례 더 격돌한다.
뮌헨은 입국한 지 이틀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지만 뱅상 콩파니 감독이 지향하는 전술 색채를 유감 없이 표현했다. 프리시즌 평가전인 만큼 후반 대거 선수 교체로 조직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 경기력을 놓고 보면 왜 유럽 빅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최정상의 팀인지 느낄 만했다.
콩파니 감독이 지향하는 강한 전방 압박과 속도를 지닌 연계 플레이, 빠른 공수 전환은 손흥민~데얀 클루셉스키~브레넌 존슨~제임스 매디슨 등 주력 공격 자원이 나선 토트넘을 무력화했다.
뮌헨은 전반 3분 만에 토트넘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골문 앞에서 제스 스펜서에게 전진 패스할 때 강한 압박으로 선제골의 디딤돌을 놓았다. 세르주 그나브리가 공을 따내 패스를 시도할 때 비카리오가 쳐냈으나 뒤따르던 가브리엘 비도비치가 다시 공을 받아 선제골로 연결했다.
토트넘은 왼쪽 측면의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했지만 뮌헨은 박스 내에서 좀처럼 슛을 허용하지 않았다. 손흥민을 마크한 사샤 보이의 수비도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빠른 수비 전환으로 촘촘한 방어망을 구축했다. 클루셉스키와 매디슨의 중앙 지역 연계 플레이도 들어맞지 않았다.
오히려 토트넘의 반격을 제어한 뮌헨이 역습 과정에서 수준이 다른 방향 전환, 전진 패스, 키패스로 토트넘을 몰아붙였다. 전반 막판 마티아스 텔, 라파엘 게레이로 등이 비카리오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뮌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비도비치, 토마스 뮐러,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등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사실상 비주전 요원을 투입했다. 토트넘도 일부 변화를 줬지만 손흥민 등 주력 요원은 그대로 뒀다.
토트넘이 공격 속도를 올려 반격했지만 뮌헨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뮌헨이 주어진 기회에서 효율적인 플레이로 끊임 없이 토트넘을 압박했다. 결국 후반 교체로 들어간 레온 고레츠카가 11분 추가골에 성공했다. 역습 기회에서 텔의 전진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슛했다. 비카리오가 쳐냈지만 그는 리바운드 슛으로 가볍게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은 뮌헨이 대거 선수 교체로 어수선해진 틈을 타 후반 20분 페드로 포로가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에 성공했다. 그러나 뮌헨은 더는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교체로 들어간 자원 역시 한 수 위의 패스워크로 토트넘 수비에 균열을 냈다.
토트넘은 막판까지 사력을 다했으나 점수를 뒤집기엔 패스의 정교함, 마무리가 떨어졌다. 선수 개인의 전술적 역량은 차치하더라도 주어진 기회를 살리는 과정에서 명확한 차이가 났다.
‘빅클럽’ 뮌헨의 힘을 느낄 만한 경기였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