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의 소장품이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해 잊지 못할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간송미술관은 오는 15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첫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이머시브 K-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이하 구·달·바·별)를 개최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한국 미술작품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로, 관람객들이 오감으로 전통 미술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제목인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는 간송미술관 설립자인 간송 전형필이 광복 후 남긴 문장에서 따왔다. 이는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으로 그려낸 우리 문화유산을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주요 작품 99점을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8개의 대형 전시실과 2개의 인터미션 공간, 체험존으로 구성된 1462㎡ 규모의 전시 공간은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예술작품이 배치된다.

전시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훈민정음 창제의 순간을 우주의 빅뱅 속에서 발견하고, 관동 산수의 절경을 느끼며, 고요한 부처의 자비에 잠길 수 있다. 평면의 그림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고, 추사의 붓질이 춤추듯 공간을 가로지르며, 금강산의 사계절이 순식간에 변화하는 모습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동선과 행동을 인식해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키네틱아트, 모션그래픽, 라이다 센서 등의 기술이 도입된 전시 공간은 관람객이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변화하는 색감과 영상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에는 국내 유명 영상 미디어 랩과 작가들이 참여해 작품을 완성했다. 훈민정음(해례본),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추사 김정희의 서화 전시실은 조영욱 감독이 연출했으며,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과 ‘관동명승첩’,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전시관은 신재희 대표가 맡았다.

H3 이상훈 감독은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관의 공간 구성을 담당했고, 팔로미노 전진호 감독은 탄은 이정의 ‘삼청첩’ 영상을, 스튜디오 레논&퍼스트게이트의 황세진 감독은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과 인터미션 공간의 미디어 연출을 맡았다.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향기도 적극 활용했다. 각 전시관마다 원작과 영상 연출 콘셉트에 맞춘 향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향사들이 참여해 다양한 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인도’관에서는 여인의 신비로움을 담은 향을, 추사 김정희의 방에서는 수선화 향기와 먹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간송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를 가진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새로운 미디어 브랜드 ‘이머시브 K’ 시리즈의 시작이다.

13일 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관장은 “간송미술관은 10년 전 DDP 개관전 ‘간송 전형필’에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인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더 쉽고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첫 미디어전시는 미디어 활용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뜻깊은 자리이자 간송미술관에서 펼치고자 하는 미디어전시 브랜드인 이머시브K가 출범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전시는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관람 예약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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