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요즘 밤공기가 선선해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틀고 잤다. 그런데 순간 숨을 쉴 수 없어 잠에서 깼다. 양다리가 으슬으슬하면서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여전히 극성이다.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잠시 더위가 식은 듯하지만, 이번 무더위는 9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에어컨 없이 살 수 없다!’가 절로 터져나오는 여름이다. 잠시 전기요금 걱정보단 쾌적한 환경을 위해 밤낮으로 에어컨을 풀가동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제 감당해야 할 건 전기요금. 다음 주면 8월 전기요금 고지서라는 현실이 눈앞이다. 그래서 에어컨 대신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는 분위기다.
선풍기는 에어컨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선풍기를 켜놓은 채 잠이 들면 건강에 해롭다. 선풍기 사용에도 ‘적당히’라는 것이 존재한다.
선풍기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화불량, 호흡기 질환, 피부 건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선풍기 바람은 피부와 근육 등 우리 몸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량이 줄어든다. 즉, 장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예로부터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잠들 땐 반드시 배는 덮어라’라는 말이 있다. 빈말이 아니다. 복부가 차가운 공기에 장시간 노출 시 혈류량이 줄어, 위 기능과 소화효소 분비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호흡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에어컨과 달리 건조한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 바람은 호흡기 점막을 막는다. 이로 인해 무호흡, 급성 호흡곤란 등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건조한 바람에 노출된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피부 발진 등의 트러블 외에도 피부건조증이나 가려움증을 심화한다. 특히 아토피가 있는 피부는 장시간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작동법만 안다면, 9월까지 에어컨 사용으로 무더위를 이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1년 이후 출시된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형이다. 이는 설정 온도까지만 전기세가 올라간다.
처음 에어컨 가동 시 ‘풀파워’로 빠르게 희망 온도에 도달하게 한다. 이후 ‘절전모드’로 설정하면 일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전력만 사용한다.
2시간 이상 사용할 경우 껐다 켜는 것을 반복하기보다 온도와 풍량을 설정해 계속 켜놓는 것이 낫다. 전기 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 방문을 닫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시원한 공기가 도달하는 면적을 줄여 일정 공간에서 머물게 하면 더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선풍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현명한 에어컨 사용이 선풍기보다 몇 배의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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