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양사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들을 합친다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전기통신사업법(10조)에 따른 공익성 심사 등을 통과해 KT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3월 KT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KT 주식 약 288만 주를 매각하면서 추가 주식 취득 없이 우두머리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KT 주식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4.75%)·현대모비스(3.14%) 등 KT 주식 총 7.89%를 가지고 있다. 앞서 2022년 구현모 전 대표 시절 양사는 7000억 원대 주식을 ‘단순 투자’로 공시하며 맞교환 한 바 있다. 앞으로도 주식 보유 목적 변경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와 소비자는 현대차와 KT가 자동차·통신기술 제휴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K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능들의 탑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미 2020년부터 현대차 제네시스 GV70에 KT의 지니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등과 함께 ‘K-UAM 원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다. 디자인과 엔진 개발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대중 자동차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자체 고급 브랜드로, 벤츠·BMW를 고민하던 소비자 64%와 57%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KT는 ▲자율주행 ▲디지털도로 V2X(차량·사물통신) ▲C-ITS(지능형교통시스템) 분야에서 국내 1위 기업이다. 정부·지방자치단체와도 교통사업을 지속 추진하며 디지털도로 1만340㎞를 구축했다.
KT는 2016년 자율주행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HDA)를 비롯해 스마트 크루즈와 차로유지보조(LFA)를 탑재했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최대 시속 60km로 달리면서 도로 위 돌발상황까지 감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KT의 경쟁사 SK텔레콤 ‘티맵’은 볼보 XC60에만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중이다. KT도 ‘원내비 홈’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차의 전 차종에는 현대 오토에버와 함께 개발한 자체 내비게이션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와 KT의 움직임은 전혀 없다. 현대차가 지분만으로는 실질적 경영권 행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KT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차가 KT의 인사·경영에 대한 직접 관여는 하지 않는다. 향후 필요에 따라 협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아직 이 내용에 대해 언급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