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함상범 기자] 배우 강동원과 차승원이 박찬욱 감독의 특이점을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 언론시사회가 2일 낮 12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개최됐다.
‘전, 란’은 박찬욱 감독이 설립한 모호필름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박 감독은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다. 배우 강동원과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 좋은 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가운데 모호필름 제작으로 마케팅 전략을 삼은 작품이다. 이와 관련해 박 감독이 이 영화에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김상만 감독은 “박찬욱 감독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부터 처음 봤다. 개인적으로 박 감독은 스승 같은 분이다. 저의 장점을 봐주셔서 이 작품을 제안해주셨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조언을 구했다. 박 감독이 현장에 왔을 때에도 강동원의 대사 한마디를 엄청 자세하게 디렉션했는데 그 장면이 난 놀라웠다”면서 마이크를 강동원에 넘겼다.
강동원은 “감독님이 처음 현장에 왔을 때 내가 연기를 하고 모니터로 돌아왔더니, 대사의 장음과 단음을 바로잡아줬다. ‘장원 급제’라는 대사였다. ‘장원’을 단음으로 발음했더니, ‘장-원’ 장음이라고 고쳐줬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상만 감독은 “그러자 강동원이 대사 속 장단음을 모두 파악하고 왔다. 감독으로서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이후엔 현장편집본도 다 뜯어보면서 ‘이렇게 잘 찍어놓고 왜 이렇게 편집했어?’라며 조언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차승원도 “지금 박찬욱 감독 영화를 지금 찍고 있다”고 운을 뗐다. 차승원은 박 감독이 연출을 맡은 ‘어쩔수가 없다’를 촬영 중이다. 그는 “내래이션 녹음을 할 때 ‘~가 중요합니다’란 대사였다. 그런데 앞에 있는 단어에 포인트를 둘 수 없는데, 포인트를 꼭 두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뭐 이런 거까지 신경을 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디테일에 심하게 꽂히는 감독”이라고 귀띔해 웃음을 선사했다.
‘전, 란’은 임진왜란 전과 후를 배경으로, 신분제를 깨고 우정을 다진 무관 종려(박정민 분)와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여러 고행 끝에 다시 만나 결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계급을 넘어 우정을 다진 두 인물이 오해로 인해 칼을 맞대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오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