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광주 가야 합니다.”

갑자기 구자욱(31)이 부상으로 빠졌다. 삼성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그러나 있는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현재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존재가 있다. 류지혁(30)이다.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팀을 독려한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류지혁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3차전 LG전에 앞서 “(구)자욱이 형이 처음 다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무조건 필요한 선수 아닌가. 연락해서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형도 ‘경기 잘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2차전 때 형이 다친 후 좀 어수선했다. 뭔가 붕 뜬 느낌이랄까. 한 번 얘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경기가 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선수들 모아서 얘기했다. ‘자욱이 형 없어도 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한다. 집중하자’ 그런 얘기했다”고 돌아봤다.

구자욱은 삼성의 최고 핵심 선수다. 1차전에서 스리런 아치를 그렸고, 2차전에서도 결승 득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2차전 1회말 안타 후 2루 도루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바로 교체.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고 돌아온다. 3~4차전은 구자욱이 없다.

류지혁이 책임감을 발휘했다. 기본적으로 밝은 성격이다.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쳤다. 덕분에 삼성도 힘을 냈다. 류지혁이 중심을 제대로 잡은 셈이다. 덕분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보인다.

류지혁은 “우리 선수들이 혼날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냥 딱 경기만 본다. 오늘 경기만 집중하자고 했다”며 “젊은 야수들에게 경기 상황을 계속 얘기하는 것 같다. 경기 중에 계속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선수들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비를 첫 번째로 생각하고, 신경 쓴다. 3~4차전은 잠실이다. 큰 구장이다. 그만큼 수비 디테일이 중요하다. 수비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실점을 할 수도 있고, 막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1차전 1안타 1볼넷, 2차전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감이 나쁘지 않다. “시즌 말미 너무 안 맞았다. 코치님들한테 우스갯소리로 ‘올라가서 치겠습니다. 스트레스 안 받겠습니다’고 했다. 1차전 앞두고 이진영 코치님이 ‘이제 좀 쳐라’ 하시더라. 약속하고 들어갔다. ‘내일 칩니다’ 했다. 다행히 안타가 나왔다. 계속 잘해야 한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 가야 하는 이유도 있다. 가족이다. 류지혁은 지난해 7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를 떠나 삼성으로 왔다. 혼자 왔다. 가족들이 아직 광주에 살고 있다.

류지혁은 “KIA 선수도 연락이 왔다.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락해 와서 대구에서 하고 싶다고 하더라. ‘형과 하고 싶다. 삼성과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난 너희랑 붙기 싫은데 해야 된다’고 해줬다”며 웃음을 보였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직 가족들이 광주에 살고 있다. 와이프가 그러는데 광주에서 하면 보러 가기 편하니까 광주 오라고 하더라.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며 웃으며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